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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13 05:00 수정 : 2018.03.13 16:24

무약정 혜택 등 요금·서비스 개편 바람 불지만
대상 일부인데다 ‘고객 묶어두기용’ 많아
SKT “기기변경·약정 없으면 1년 넘어야 포인트 사용”
약정할인 위약금 유예도 재약정에 1~2년 묶여
LGU+, 수익성 높은 고가요금제만 혜택 늘려
“보편요금제 추진 이유인 저가요금제 차별은 비켜가”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 일대 이동통신 판매점들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올해 들어 이동통신사들이 고가요금제 혜택을 늘리고 위약금을 축소하는 등 요금·서비스 개편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를 피하기 위한 ‘자발적 요금인하 경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통사들의 개편안이 일부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혜택을 위한 조건을 두는 등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보편요금제 추진 배경인 저가요금제에 대한 ‘쥐꼬리 혜택’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12일 이통사들의 개편안을 살펴보면, 무약정 고객에 대한 혜택 신설, 선택약정할인 위약금 유예나 축소, 고가요금제 혜택 강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최근 무약정 고객에게 월 3천~9천점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무약정플랜’을 내놓았다. 엘지유플러스(LGU+)는 지난해 11월 무약정 고객에게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는 ‘데이터 2배 무약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그동안 혜택이 전혀 없던 무약정 고객은 반길 만하지만, 다수 이용자와는 관계가 없다. 무약정 고객 비중은 전체 가입자의 10~2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에스케이텔레콤은 기기변경이나 새 약정을 하지 않는 고객들은 포인트를 쌓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나야 포인트를 쓸 수 있도록 조건을 걸었다. 무약정 상태로 1년 이상 지내는 고객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기변경이나 새 약정을 해야 혜택을 주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일정 정도 수익이 기대되는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기업의 정상적 경영 활동”이라고 말했다.

20% 할인 선택약정에서 25% 할인으로 갈아탈 때 잔여 기간에 상관없이 할인반환금(위약금)을 유예해주는 방안도 지난 1월 엘지유플러스에 이어 지난 5일 에스케이텔레콤도 시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용자는 새 약정을 맺는 것이어서 통신사에 1~2년 더 묶이게 된다. 해지할 경우 이전 위약금까지 물어야 한다. 애초 지난해 9월 할인율을 25%로 인상할 당시, 정부는 이통사 쪽에 기존 가입자(20% 할인)에게도 남은 약정 기간 동안 25% 할인을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통사 쪽의 거부로 시행되지 못했다.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고가요금제 혜택 강화는 엘지유플러스가 주도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8만8천원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11만원 요금제 수준으로 늘린 데 이어, 지난달 22일에는 8만8천원 요금제의 데이터 용량·속도 제한을 모두 없앴다. 수익성이 높은 고가요금제 고객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케이티(KT)는 조만간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젊은층에 대한 혜택을 늘리는 방향의 요금개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이통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일부 의미있는 부분도 있지만, 보편요금제 취지에 비춰 가장 중요한 저가요금제 구간의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현식 엘지유플러스 PS(퍼스널서비스)부문장은 지난달 22일 고가요금제 개편 발표 당시 “저가요금제 개편 여력은 없다”고 못박기도 했다. 국내 이동통신 요금은 고가요금제에 비해 저가요금제에 대한 데이터 제공량이 너무 적다는 점이 주요 문제로 꼽힌다.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1개 나라의 요금 수준을 비교한 결과 저가-고가요금제 간 요금 수준에 따른 데이터 제공량 차이는 우리나라와 미국이 가장 심했다”고 밝혔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최근 이통사들의 요금개편은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하다”며 “이통사들은 보편요금제에 반대만 하지 말고,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저가요금제 개편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에 데이터 1~2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1위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출시하게 만드는 것이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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