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03 14:44
수정 : 2018.04.0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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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사이몬즈 베라시티 공동 창업자가 지난 3월23일 서울 엠베서더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컨퍼런스 2018’에서 기조연걸을 하고 있다. 베라시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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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시티 공동 창업자 아담 사이몬즈 인터뷰
블록체인 기반 동영상 유통 플랫폼 구축 나서
‘유투브 대안’…콘텐츠 창작자-이용자 직거래
가상화폐 ‘베라’ 준비중…지불 수단으로 사용
“아카마이와 제휴…서버·네트워크 부담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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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사이몬즈 베라시티 공동 창업자가 지난 3월23일 서울 엠베서더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컨퍼런스 2018’에서 기조연걸을 하고 있다. 베라시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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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창작자(제작자)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가 수익을 사실상 독식하는 구조를 깨고 싶었는데, 블록체인 기술로 이룰 수 있게 됐다.”
아담 사이몬즈(29) 베라시티 공동 창업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대안 유투브’ 성격의 새로운 동영상 유통 플랫폼 구축에 나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베라시티의 사이몬즈를 포함해 총 6명이 공동으로 창업했으며, ‘베라시티’란 이름의 블록체인 기반 동영상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투자비 조달을 위해 ‘베라’란 이름의 가상화폐 공개(ICO)도 진행중이다.
사이몬즈는 지난달 23일 서울 엠베서더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컨퍼런스 2018’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아 공동 창업자 마크 하인과 함께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는 이와 별도로 한국의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베라시티 플랫폼 구축 계획을 설명하고 투자를 제안하는 활동도 벌였다. 컨퍼런스 전날 저녁 <한겨레>를 포함해 2개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주요 업체 대표들과 ‘밋업’(서비스 내용과 기술을 설명하고 투자를 제안하는 자리) 행사도 가졌다. 또다른 공동 창업자 크리스 게일도 우리나라를 찾아 3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디 이코노미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이용자 쪽에서 보면, 베라시티는 ‘유료 유투브’ 꼴이다. 베라시티 플랫폼에 올려지는 모든 콘텐츠는 ‘베라’란 이름을 가진 가상화폐가 있어야 볼 수 있다. 제작자가 콘텐츠를 올릴 때 ‘2베라’ 식으로 가격표를 붙여놓는다. 따라서 베라시티에 올려진 콘텐츠를 보려면 먼저 플랫폼 운영자에게 돈을 주고 일정량의 베라를 구매해야 한다. 물론 ‘0베라’란 가격표를 붙이거나 ‘광고를 보면 무료’ 조건으로 보게 할 수도 있다.
이용자가 지불한 베라는 플랫폼 운영자(수수료)와 콘텐츠 제작자(콘텐츠 이용 대가)에게 자동으로 배분된다. 콘텐츠에 광고가 붙어 발생한 수익과 콘텐츠로 벌어들인 기부금·투자금 등도 이런 식으로 플랫폼 운영자와 각 권리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자동 분배된다.
사이몬즈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피오브이’(PoV·Proof of View) 기술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며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설명했다. 이게 어떤 이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보며 얼마만큼의 베라를 지불했고, 이용자에게서 받은 베라가 플랫폼 운영자와 콘텐츠 제작자에게 각각 얼마씩 배분됐는지 등을 다 입증한다고 했다. 플랫폼 운영자가 베라 지불·배분 내역을 변경하고, 콘텐츠 제작자가 베라를 받을 사실을 부인하지 못하게도 한다.
베라시티 플랫폼은 ‘스파크 마켓플레이스’란 이름의 클라우드 펀딩 기능도 제공한다. 사이몬즈는 “이를 이용하면 이용자들이 콘텐츠 창작에 직접 투자하고, 콘텐츠 제작자는 만들고 싶은 콘텐츠 창작 비용을 이용자들로부터 조달할 수 있게 해준다”며 “해당 콘텐츠에서 발생한 이익 역시 사전 계약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투자자들에게 배분된다. 피오브이가 서로 믿을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유투브 창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서버(콘텐츠를 보관·관리하는데 필요한 컴퓨터)와 네트워크 구축·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어 창업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구글에 넘겼다. 베라시티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사이몬즈는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금은 클라우드 서버와 고성능 네트워크가 공급 과잉 상태이다. 서버와 네트워크 등 설비 부분은 세계 최대 콘텐츠 분배 네트워크(CDN) 사업자 ‘아카마이’를 통해 해결했다. 동영상 유통은 아카마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카마이는 1998년 콘텐츠 분배 네트워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업체로, 세계 동영상 실시간 재생(스트리밍)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글로벌 방송·콘텐츠·게임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아카마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몬즈는 베라시티 창업에 나서기 전에는 마달스란 업체를 설립해 스타크래프트2 게임 기반 이(e)스포츠 콘텐츠 등을 만들었고(2010~2014년), 이후에는 영국의 레벨업미디어에서 게임 콘텐츠 창작자와 광고주 등을 연결시켜주는 일을 했다. 그는 “유투브 등 기존 동영상 플랫폼들이 광고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회 수를 부풀리고 콘텐츠 가치를 왜곡시키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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