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설문조사
응답자 중 32% “펜스 룰 현상’ 경험”…남성이 더 많아
응답자 47% “미투 이후 직장 문화 달라진 게 없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미투’ 운동이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직장 내 문화는 별로 달라지지 않고, ‘펜스 룰’(여성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지 않는 것) 현상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지난 3월21~25일 직장인 4915명을 대상으로 미투 전후 달라진 직장 내 문화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47%가 ‘달라진 점이 없다’고 답했다. 32%는 ‘펜스 룰 현상’, 17%는 ‘회식 자제 등 조직 문화 개선 노력’, 3%는 ‘가해자 징계·처벌’, 2%는 ‘피해자 대상 2차 가해’를 꼽았다.
응답자의 절반이 미투 운동 후 직장에서 달라진 점이 없다고 느끼고 있고, 3명 중 1명은 펜스 룰 현상과 피해자 대상 2차 가해 등 상황이 악화된 것을 경험했다고 밝힌 것이다. 조직 문화 개선 노력과 가해자 징계·처벌 등 미투 운동을 계기로 조직이 긍정적으로 변화되었다는 응답은 20%에 그친 셈이다.
특히 남성 응답자 가운데 37%가 펜스 룰 현상을 경험했다고 밝혀, 여성(20%)보다 높았다. 남성 직장인들이 함께 근무하는 여성 몰래 따로 자리를 갖고 있는 사례가 많다고 볼 수 있다.
블라인드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만5000개 기업에 근무하는 130여만명을 이용자로 두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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