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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13 14:51 수정 : 2018.04.13 16:51

조산구 코자자 대표 “블락체인” vs “블록체인”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
“인터넷” vs “인터네트” 등 과거에도 외래어 표기법 논란
한국에만 있는 발음 ‘이더리움’, 어떻게 만들어졌나
2015년 1월 서울이더리움 밋업서 이더리움 표기 논의
cryptocurrency는 가상화폐, 암호화폐, 가상증표, 암호화자산 두고 논쟁 중

출처 : 게티스이미지뱅크
"blockchain을 발음대로 블락체인이라고 표기할 것을 제안합니다."

숙박공유 업체인 코자자를 운영하는 조산구 대표가 1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제안했다. 조 대표는 "조금은 과장된 얘기지만 미국 사람과 얘기할 때는 블락체인, 한국사람과 얘기할 때는 블록체인. 이렇게 다르게 발음하는 것은 불편하고 에너지 낭비"라며 "세상은 돌고 돈다는데 인터넷 초기에 인터넷이냐 인터네트냐로 논쟁하던 때가 생각난다"고 밝혔다.

몇 시간 뒤에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가 반박에 나섰다. 명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블록체인을 블락체인으로 적자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며 "블록체인을 구태여 블락체인이란 미국식 발음으로 통일해서 적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명 대표는 코인데스크코리아에 "블록체인은 블록과 체인이라는 두 단어의 합성어이자, 신조어다. 발음의 차이로 인한 의미 왜곡도 거의 없으니, 미국식 발음으로 구태여 표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우피씨 기자, 지디넷코리아 편집장 등 언론인 출신인 명 대표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윈도와 윈도우 논쟁에서 저는 윈도우를 지지했습니다. 웹로그와 블로그 논쟁에서는 블로그를 지지했구요. 인터네트와 인터넷 논쟁에서는 말씀하신 대로 인터넷을 지지했습니다. 엑셀러레이터는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이고, (표기법상) 액셀러레이터 표기가 맞습니다만, 두 발음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98년부터 기자를 시작해서 수많은 교열기자와 국립국어원과 논쟁을 벌이며 IT 외래어를 우리말로 순화할지, 그대로 쓸지, 그대로 표기할 때는 어떻게 표기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하나하나 입장을 정리해왔다"고 밝혔다. 조산구 대표는 코인데스크코리아에 "해외와도 교류가 잦은 새로운 분야의 표기와 발음을 굳이 다르게 쓰면서 혼동을 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표기 논란은 외래어가 많은 기술용어 분야에서 잦은 편이다. 특히 영미권 언어와 달리 한국어는 표기대로 발음이 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외래어를 어떻게 표기하느냐에 따라 어휘가 만들어진 국가에서의 발음과 국내 발음이 달라지는 경우가 잦다. 지금은 굳어진 표기인 '이더리움'도 초창기엔 논란의 대상이었다. 일찍부터 이더리움 연구를 시작한 모임인 서울이더리움밋업은 처음부터 이더리움 표기법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당시만 해도 이더리움은 여러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에테리움', '에트리움' 등 다양한 표기로 사용됐다. 서울이더리움밋업의 두 번째 모임이었던 2015년 1월 24일 모임에서 전직 언론인인 신호철씨도 당시 의견을 낸 사람 중의 하나였다. 그는 코인데스크코리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서양인들의 발음으로는 이씨리움, 이쎄리움 등에 가깝지만 한국어 표기는 한국인을 위한 맞춤법이므로 우리에게 효과적인 발음과 표기를 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미 화폐 단위를 '이더'라고 발음하고 있었고, (데이터 전송방식이자 영어 철자가 같은) ethernet을 이미 국내에서 '이더넷'이라고 표기하고 있었다. 영어로 티에이치 발음을 된소리로 표기하면 어감이 안 좋다는 의견도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근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를 조직한 한승환 피넥터 대표 역시 당시 모임에 참석했다. 한 대표는 “에테리움은 일본식 표기의 잔재라고 느껴졌고, 현지 발음에 가까운 이써리움과 이떠리움은 된소리가 들어가 어감이 안 좋았다. 개인적으로 발음이 편하고 어감이 좋은 이더리움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스무 명 넘게 모인 이 모임에서 여러 논의 끝에 '이더리움'이란 표기가 결정됐고, 그 이후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 모임에서 정한 표기를 사용하고 있다.

암호화폐(cryptocurrency) 표기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에서는 '가상화폐' 혹은 '가상증표'란 표현을 사용하고, 언론들은 '가상화폐'와 '암호화폐'란 표현을 혼용하고 있다. 블록체인 분야의 종사자들은 성격을 분명히 하기 위해 '암호화폐'란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사는 "가상화폐란 표현을 쓰면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디지털 머니와 구분하기 어렵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다면 암호화폐라고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화폐'라는 단어 자체가 정부나 중앙은행 등이 보증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가상증표'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금융 전문가들은 '화폐나 '통화' 보다는 '자산'의 성격이 강하다며 '암호화 자산' 등의 표현을 제안하기도 했다. 조산구 대표는 "Cryptocurrency를 '가상화폐'로 번역해야한다고 하는 분들 의견 듣고 싶다. Cryptoeconomy는 '가상경제'로 번역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윤형중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yoon@coindes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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