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03 20:37
수정 : 2018.07.03 21:05
협력업체 28곳서 파견
노동부 불법파견 조사중
“9월1일부터 정규직으로”
엘지유플러스(LGU+)가 유·무선 네트워크 시설을 유지·관리하는 협력업체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180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이번 직접고용 발표는 불법파견 여부를 가리는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진행 중에 나왔다.
엘지유플러스는 네트워크시설 유지관리 협력업체(수탁사) 28곳 직원 1800명을 오는 9월1일자로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수탁사 노동자들은 원청인 엘지유플러스 직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기지국 등 네트워크 시설을 유지·관리하는 업무를 맡아왔지만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2016년에는 원청인 엘지유플러스가 수수료를 삭감하면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빚어지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지난 2월 민주노총 희망연대노동조합에 가입해 “원청이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업무를 지휘·감독하고 인사·노무관리도 해왔다”며 불법파견이라고 주장하고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도 지난 4월 한차례 실태조사를 벌인 뒤 지난달부터 엘지유플러스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근로감독을 벌여왔다. 고용부 관계자는 “근로감독 진행 과정에서 회사가 자체 법률 검토를 해본 뒤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감독결과를 예단해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직접고용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직접고용 결정은 진전이지만, 고용부의 근로감독 결과가 임박한 시점에서 발표했고, 그동안의 잘못을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쌍수를 들고 환영할 수 없다”며 “홈서비스센터 노동자들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엘지유플러스의 인터넷·아이피티브이(IPTV) 설치 업무를 담당하는 홈서비스센터 노동자 2500여명은 4년 전부터 노동조합을 만들어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엘지유플러스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에스케이브로드밴드가 지난해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고용한 것과도 대비된다.
엘지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수탁사 노동자 직접고용 발표에 대해 “차세대(5G) 이동통신 시대 서비스 경쟁력의 근간인 네트워크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면서도 “홈 상품 관련 협력사와도 처우 개선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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