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19 11:14
수정 : 2018.07.1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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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진이 자율주행 차량을 스마트폰으로 호출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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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소형 전기차 통해 시연
저가 센서에 전력소비 적어
정밀지도도 ‘세계적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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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진이 자율주행 차량을 스마트폰으로 호출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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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중소기업이 만든 전기차를 활용해 음성으로 자동차를 불러 자율주행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저가의 센서를 사용하고 전력소비를 낮추는 등 ‘가성비’까지 신경을 쓴 게 눈에 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전기차 생산 중소기업인 아이티엔지니어링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호출해 탑승할 수 있는 자율주행 차 핵심기술을 개발해 시연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자율주행 차량을 호출하고 탑승하는 것은 간단했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스마트폰에 입력하고, 음성인식 앱을 통해 차량을 부르면, “차량을 현재 위치로 이동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 뒤 자율주행을 통해 이용자에게 다가온다. 도착했을 땐 “차량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차량에 탑승해주세요”라고 안내한 뒤, 차량에 탑승하면 “자율주행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한다. 자율주행 중에는 교차로에서 대기하거나, 끼어드는 다른 차량 피하기, 보행자 인지 등이 무난히 수행됐다.
에트리가 개발한 핵심기술은 센서를 통해 도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정밀지도를 만들어 업데이트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에는 일반적인 지도가 아니라 신호등·경계석·가로수 등 주행환경에 대한 정밀지도가 필요하고, 이를 계속 갱신하는 게 중요하다. 오차범위 역시 커서는 안된다. 에트리가 개발한 기술은 오차범위가 10㎝로 세계적 수준이다.
이번에 시연된 기술은 전력소비량이 적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차량에는 영상센서 및 라이다(레이저 레이더) 센서와 함께 연구진이 직접 개발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탑재됐다. 기존 자율주행 차는 센서와 인공지능 알고리즘 운용 과정에서 소모되는 전력이 많아 수백 와트(W)의 전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중형 이상의 세단이나 스포츠상용차(SUV)를 통해 시험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에트리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합해 전력소비를 노트북 2대 분량인 100W 이하로 낮췄다. 이에 따라 소형 전기자동차로도 자율주행이 가능했다.
에트리는 “일반차량에도 연구진의 기술로 바로 부품 등을 장착해 시연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이번 시연 성공으로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한 높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한 점이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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