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19 20:02
수정 : 2018.07.2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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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티맥스타워 티맥스소프트를 방문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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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장관 간담회서 성토
“노동시간 줄었으니
용역비 깎겠다는 고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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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티맥스타워 티맥스소프트를 방문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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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발주자의 갑질을 막아달라”
19일 오후 성남 티맥스타워에서 열린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시행과 관련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현장간담회에서 기업 대표들이 쏟아낸 말이다. 기업 대표들은 소프트웨어 업계의 공정한 대가 보상과 발주자의 갑질 근절을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정보기술(IT) 서비스 회사 대표 ㄱ씨는 “갑을 관계에서 고객이 요청하는데 (주 52시간을 넘어서는 근무요구를) 거절할 수가 없다. 노동시간을 어기면 대표이사가 처벌받게 되는데 발주사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률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으니, 용역대가를 낮추겠다는 고객도 있다”며 “아직도 법(취지)을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시스템통합(SI)을 비롯한 정보기술 업계는 발주자가 인력 상황상 도저히 맞출 수 없는 납기를 제시하거나 잦은 과업 변경, 경쟁 입찰, 단가 후려치기를 통한 낮은 용역 대가가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이는 이 업계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기업 대표들이 ‘갑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회사 대표 ㄴ씨는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시행 이후 현장별로 갑에게 협조 말씀을 드리고 있다”며 “법 시행 취지 자체는 삶의 질을 높이고 소프트웨어 인력 처우를 높이는 걸로 생각하고 있으니, 발주자가 현장에서 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ㄷ씨도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시행은 노동자나 사용자의 문제가 아니라 발주자의 문제”라며 “발주자가 (노동시간 단축·준수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으면 모든 것이 자연스레 해결된다”고 밝혔다.
시스템통합 회사 출신인 유영민 장관은 여기에 덧붙여 “전체 공정 가운데 뒷쪽 3분의 1에 개발시간이 집중되고 납기 때가 되면 발주자가 그때부터 쪼기 시작한다. 이는 발주자의 역량 문제로, 이를 바꾸지 않으면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며 “우리(과기정통부)도 노력하고, 안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동시간 단축의 취지를 잘 이해해주시고, 개발자(노동자)에 초점을 맞춰 업계 선배로서 처우개선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법정 노동시간 외 용역을 발주한 국가·공공기관의 무리한 업무지시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소프트웨어 사업 관리감독에 관한 일반기준’ 고시를 내달 중에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신규채용 등을 고려한 공공 정보기술서비스 관련 사업의 적정대가가 반영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며, 적정 단가가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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