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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29 18:34 수정 : 2018.07.29 21:59

네이버 소상공인광고TF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유신일 스마트플레이스 담당(맨 왼쪽), 이일구 TF 리더(가운데), 박동환 비즈검색상품 리더의 모습. 네이버 제공

소상공인광고TF 3인 인터뷰

네이버 ‘지역 소상공인 광고’
‘TF’ 꾸린지 10달만에 결실
내일 음식업종부터 신청받아

가게 주변 사람들에만 ‘팝 업’
광고이미지 자동제작
등록·예약·길찾기 무료제공
동단위 선택 기술진보도 큰 몫

네이버 소상공인광고TF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유신일 스마트플레이스 담당(맨 왼쪽), 이일구 TF 리더(가운데), 박동환 비즈검색상품 리더의 모습. 네이버 제공
가게를 차렸으면 손님을 끌어야 한다.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도시의 한 귀퉁이 후미진 곳에 자리 잡은 작은 가게도 다양한 홍보 기회를 갖게 됐다. ‘인터넷에서 내 식당 검색되게 하려면?’, ‘식당을 운영한다면 꼭 해야만 하는 인터넷 마케팅’ 같은 제목으로 디지털 광고를 안내하는 글과 책이 넘쳐난다. 특히 매일 3000만명이 들여다보는 네이버는 소상공인들이 놓쳐서는 안 될 ‘생계형 광고 플랫폼’으로 불린다.

“하루 생업 포기하고 왔어요.” “지역에서 가게 문 닫고 서울까지 하루 매출 포기하고 왔어요.” 지난 25일 경기 성남 네이버 사옥에서 만난 이일구 소상공인광고티에프(TF) 리더, 박동환(비즈검색상품 리더)·유신일(스마트플레이스 담당) 티에프 구성원이 한겨레 기자에게 “네이버가 주최하는 광고 교육에 참여한 지역소상공인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라며 소개한 말이다. 이 리더는 “스마트플레이스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만난 지역소상공인 다수가 사장님과 소수 직원이 요리·계산·배달 등 많은 종류의 일을 직접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업에 바쁜 사장님들에게는 광고에 대해 ‘배울 시간을 내는 것’부터가 아주 높은 허들”이라고 말했다. 직원 5명 미만의 소상공인 사업체는 2015년 기준 300만 곳으로, 전체 사업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상인들이 복잡한 인터넷 광고를 대신해줄 광고대행업체를 찾아가는 방법도 있지만, 이들 업체도 광고비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받아준다.

네이버가 지난해 9월 내부에 최초로 ‘소상공인’이란 단어를 붙인 티에프를 꾸린 건, 이렇게 네이버 광고의 접근성이 낮은 지역소상공인들이 “교육받지 않고도 혼자 집행해볼 수 있는 광고상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티에프는 배너광고, 검색광고, 플레이스 등 3개 부서에 걸친 기획자·개발자·디자이너 등 수십명이 참여해, 상당히 큰 규모로 꾸려졌다.

다른 프로젝트에 견줘 많은 사람이 참여한 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네이버는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에 부닥쳐 부동산 중개사업(2013년), 오픈마켓 ‘샵엔(N)’(2014년) 등을 철수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지역소상공인을 위한 무료 서비스를 만들어 운영해오면서 상인들에 대한 이해를 넓혀온 플레이스 부서 인력이 핵심 인력으로 참여했다. 스마트폰의 위치 정보를 동 단위까지 잡아내어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기술적 발전도 티에프의 핵심 기반이 됐다.

티에프의 목표는 “쉽게, 저렴하게, 효과 있게(실질적 도움이 되게)”로 모였다. “광고부서에서 ‘클릭당 광고비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하면, 플레이스 부서에서는 ‘상인들에게 클릭당 광고비가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광고모델 설명이 더 쉬워야 한다’고 반박했다. 각 부서에서 합류한 사람들의 관점이 달라서 합의를 이루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각자의 경험이 잘 어우러지도록 노력했다.”(이일구) “이런 광고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전부터 네이버 내부에 존재했다. 원래 광고 파트 안에 지역광고를 담당하는 곳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 3개 부서가 모인 건 처음이었는데, 당시에 우리끼리 ‘초유의 과제다. 잘 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결과적으로, 만약 3개 조직이 합해서 일하지 않았으면 ‘반쪽짜리’로 나왔을 가능성이 컸다고 본다.”(박동환)

※ 표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티에프는 기획단계부터 지역소상공인들을 찾아가 의견을 들었다. “주로 배달을 하는데, 배달권역 안에만 자동 노출되면 좋겠다”, “광고 노출이 양적으로 적더라도 실제 매출로 연결되면 좋겠다.” 이런 당사자들의 의견은 다음달 2일 티에프가 선보일 새 광고제품인 ‘지역소상공인 광고’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 코너는 방문자가 많은 네이버 모바일 스포츠·연예 기사 아래에 위치하는데,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 이용자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해당 가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노출된다는 점이다. 전국 단위 대형 광고주들과 달리 지역에서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들에겐 맞춤형 서비스인 셈이다. 광고를 클릭하면 네이버플레이스의 업체정보 화면으로 연결되는데, 플레이스는 업체 등록, 예약, 길 찾기 기능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광고비는 1000회 노출당 1000원이며, 출시 초기에는 반값인 500원에 제공된다. 디스플레이 광고지만, 광고주는 광고 이미지를 만들어 등록할 필요가 없다. 네이버 시스템이 광고 이미지를 자동제작해주고, 광고 집행 결과보고서도 네이버 앱으로 받아볼 수 있다. 이 리더는 “광고비가 얼마나 비싼지는 1000회 노출되는 데 필요한 광고비를 나타내는 용어인 CPM(Cost Per Mile)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크고 작은 다양한 광고주들이 함께 입찰경쟁을 하며 구매하는 광고의 경우 CPM이 높은데, SNS광고는 수천원에 이르기도 한다”면서 “이번 네이버 지역소상공인광고는 CPM이 고정가 1000원이고, 오픈 이후 한동안 할인한다. 저희가 조사한 바로는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단 천원이라도 소상공인들의 ‘피, 땀, 눈물’이 섞인 광고비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광고효과를 높이는 방안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유 담당은 “지난 4월 일부 플레이스 등록 업체를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는데, 광고효과를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부산에 있는 한 음식점 사장님과 상의해서 ‘광고를 캡쳐해서 보여주면 음료수 한 병 무료’라는 내용을 광고 이미지 문구에 포함해봤더니, 광고 노출 며칠이 지난 주말에 손님 몇 팀이 실제로 캡쳐 이미지를 들고 방문하면서 작은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티에프는 광고 출시 이후에도 온라인 예약하기, 가게 저장하기 등의 무료 서비스와 가게에서 준비한 이벤트를 잘 결합하는 방식으로 이용자 방문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8월2일 출시될 지역소상공인광고 예시 이미지. 네이버 제공
이일구 리더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플레이스, 스마트콜 등 지역소상공인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의 기존 서비스를 수차례 강조했다. 이번 광고상품은 “기존 무료 서비스를 잘 쓰고 있더라도, 가게 오픈 이벤트, 신메뉴 개발, 쿠폰 프로모션 등 한시적으로 홍보가 필요할 때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이 리더는 또 “많은 사람이 ‘네이버에 광고한다’는 의미를 블로그 마케팅에 돈을 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홍보 방법보다 더 안전하고 사기당하지 않는 네이버의 공식 광고상품이 있다는 사실이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마케팅이 중요해지면서, 관련 소상공인 피해 사례도 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광고대행업체와의 분쟁이나 포털을 사칭한 전화영업에 속은 경우 등 인터넷 광고 관련 피해 상담·조정신청이 접수된 건수는 2011년 93건에서 2016년 1279건으로 매년 수백건씩 급증했다.

티에프는 당분간 지역소상공인 전용 광고의 안착에 집중하지만, 향후에는 그동안 꾸준히 사회적 비판을 받아온 경매형 검색광고 시스템도 소상공인을 위한 방향으로 개선하려고 계획 중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파워링크’의 지역광고주들이 업체에서 거리가 먼 지역에 대해서는 광고를 끄고, 그만큼 아낀 예산을 업체 가까이에 있는 이용자에게 집중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지원해 지역광고주의 상위 노출률이 일부 증가했다. 궁극적으로는, “지역소상공인들이 광고가 필요 없을 정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네이버 사용자들과 지역소상공인을 플레이스 플랫폼으로 연결하기에, ‘찜’과 예약 횟수, 리뷰 등의 플레이스에 쌓이는 평판정보가 적극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소상공인광고는 이런 장기 비전의 출발점이자 리트머스지가 될 예정이다.

“‘지역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만한 걸 기존 광고 시스템에서 채울 수 없다면, 다른 시도는 없을까?’라는 질문에, 나름의 답을 내놓은 것이다. 저희도 아직 확신은 없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이번 광고제품을 통해 과거 네이버에 비해 정말 저렴하고 광고효과도 좋다고 여길지 지켜보고 개선해 나갈 것이다. 성공하면 이번 시도를 모태로 다른 유사한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이 리더) “저희가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많이 써보시고, 부족한 점은 개선해나가는 향후 과정이 더 중요하다.”(유신일)

“이번 광고상품은 네이버에 원래 없던 빈자리를 채워주는 의미가 있다. 검색광고라는 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야 효과가 있는 건데, 새로 연 가게의 존재를 알리기가 어려웠던 곳이 훨씬 많은데, 새로운 방법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박동환)

지역소상공인광고는 오는 31일부터 일단 음식업종에 한해 ‘네이버 광고시스템’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향후 미용실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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