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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27 14:23 수정 : 2018.08.27 21:01

<한겨레> 자료사진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
구글코리아 사무실 현장조사
에픽게임즈는 누리집에 설치파일
모바일게임 생태계 변화 오나 촉각

<한겨레> 자료사진

세계 각국 정부가 구글과 애플 등 이른바 ‘플랫폼 권력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도 구글이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한테 ‘갑질’을 한 혐의로 구글코리아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형 게임·콘텐츠 업체를 중심으로 불붙고 있는 ‘탈 구글플레이’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7일 정보통신(IT) 업계와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을 대상으로 3주 가량 현장조사를 벌였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4월 국내 일부 게임업체를 대상으로 구글이 ‘구글플레이(구글의 앱 장터)가 아닌 다른 앱 장터에 게임을 등록하지 말라’는 취지의 요구를 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바 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등 대작 모바일 게임들이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출시되고, 다른 앱 장터인 원스토어에는 출시되지 않은 점 등을 두고 불공정행위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원스토어는 에스케이텔레콤(SKT), 케이티(KT), 엘지유플러스(LG U+) 등 국내 통신 3사와 네이버가 ‘구글플레이 대항마’로 만든 앱 장터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앱 장터의 시장점유율은 구글플레이가 61.2%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애플 앱스토어(21.7%), 원스토어(13.5%) 순이다. 정부가 구글의 ‘플랫폼 갑질’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면서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공룡들의 플랫폼 권력에 대한 ‘도전’ 움직임도 커질지 주목된다. 게임업체 에픽게임즈는 최근 모바일 게임 ‘포트나이트’를 공개하면서 구글의 게임 플랫폼 대신 자사의 누리집에서 게임 앱 설치파일(apk 파일)을 직접 다운로드받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탈구글’ 행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구글이 게임 개발사한테서 받는 수수료 30%는 구글이 게임업계에 기여하는 것보다 과도한 수준”이라며 “개방된 플랫폼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 유통망과 비즈니스 모델이 존재할 때 생태계 전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규모 업체들이 이런 선택을 하기는 어렵다. 에픽게임즈는 글로벌 대형게임사이며, 온라인용 ‘포트나이트’는 안드로이드용 출시 전에 이미 전 세계 사용자 수 4000만명을 돌파했다. 또 에픽게임즈는 구글플레이를 벗어난 대신 삼성전자와 손잡고 갤럭시노트9에 안드로이드용 ‘포트나이트’를 미리 탑재하는 등 공동 프로모션을 펼쳤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게임업체 중에서도 일부는 앱 장터 수수료가 비싸 직접 앱 장터를 만들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래도 대형 업체는 글로벌 마케팅을 펼칠 여력이 되지만, 작은 회사들은 글로벌 진출이 용이한 구글플레이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원스토어의 경우, 지난 7월 30%이던 앱 유통 수수료율을 5~20%까지 낮췄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게임업체 에픽게임즈는 최근 안드로이드용 게임 ‘포트나이트’를 공개하면서 구글플레이를 이용하는 대신 자사의 누리집에서 게임 앱 설치파일(apk 파일)을 직접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에픽게임즈 홍보 영상 갈무리
구글코리아는 “구글플레이는 구글 앱 장터에만 앱을 출시하기로 결정한 개발자에게 어떠한 혜택도 제공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구글플레이상의 모든 앱은 타사 앱 장터 출시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자에게 보이고 추천되는 기회가 제공된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업체를 상대로 불공정행위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구글코리아는 “어느 앱 장터에 게임을 런칭할지는 ‘개발자의 선택’이라며 구글플레이 개발자 배포 계약과 개발자 프로그램 정책을 준수하는 한 모든 앱은 구글플레이에 출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드로이드는 개방형 플랫폼이라 에픽게임즈처럼 게임 설치 파일을 직접 제공하는 방법이 가능하지만, 아이폰 운영체제(iOS)는 폐쇄형이라 아예 이런 선택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아이폰 사용자는 애플의 앱 장터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서는 앱을 깔 수가 없다. 최근 세계 1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OTT)인 넷플릭스가 애플 앱스토어를 우회한 결제 방식을 테스트 중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애플의 대응에 업계 이목이 쏠린 상태다.

<블룸버그>는 구글·애플의 수수료 정책에 맞서는 에픽게임즈·넷플릭스의 움직임을 ‘반란’이라고 표현했다. 벤 샤크터 맥쿼리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다른 대형 회사들이 에픽게임즈나 넷플릭스처럼 애플·구글의 앱 장터 수수료 정책에 반발하는 움직임에 동참하고, 각국 정부에서 진행 중인 소송·조사 등이 플랫폼 독과점을 강하게 제재하는 방향으로 결론 날 경우, 수수료 인하로 구글·애플의 수익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글은 페이스북과 함께 지난 5월 오스트리아의 개인정보 보호 단체에 의해 4조원 규모의 소송을 당했으며, 지난 7월 유럽연합(EU)은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글에 역대 최대 규모인 43억4000만유로(5조7100억원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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