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07 16:26
수정 : 2018.09.0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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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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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바른ICT 연구소 발표
뉴스·댓글 읽은 뒤 의견 바꾼 이용자는 26%
공감·비공감 ‘베스트’보다 ‘다수’ 댓글로 이동
개인에게 미치는 댓글 영향력 갈수록 약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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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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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 장년층이 20~40대에 비해 뉴스 댓글을 덜 읽지만 쓰기는 더 많이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4명 가운데 1명이 댓글을 읽고 뉴스 주제에 대한 의견을 바꾸는데, ‘베스트 댓글’보다는 댓글 가운데 ‘다수 의견’ 쪽으로 수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바른아이시티(ICT)연구소는 7일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인터넷 댓글 조작 효과’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지난달 한국리서치를 통해 20~50대 907명을 대상으로 네이버에 올라온 ‘건강보험료 개편’, ‘먹방 규제’, ‘버스정류장 쓰레기통 설치 논란’,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등의 기사 댓글을 일부 조작해 노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선 뉴스 댓글을 읽고 쓰는 것에서 세대 간에 차이를 보였다. ‘댓글을 전혀 읽지 않는다’를 1, ‘항상 읽는다’를 7로 봤을 때, 20~40대는 평균값이 4.68인데 비해 50대 이상은 4.23으로 나타났다.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댓글을 많이 읽는다는 얘기다. 반면, ‘댓글을 전혀 쓰지 않는다’를 1, ‘항상 쓴다’를 7로 봤을 때 평균값은 20~40대가 2.19, 50대 이상은 2.63으로 50대 이상이 더 높았다. 댓글 쓰기는 장년층이 더 많이 한다는 뜻이다. 뉴스와 댓글을 접한 이용자의 26%가 뉴스를 보기 전과 후 해당 주제에 대한 의견이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주제에 ‘반대’하는 댓글이 더 많은 기사를 읽은 뒤에 ‘찬성·의견없음’에서 ‘반대’로 바뀐 이들은 73%였고, ‘찬성’ 댓글이 더 많을 때 ‘반대·의견없음’에서 ‘찬성’으로 바뀐 이들은 40%였다.
‘찬성’ 댓글이 많은 기사를 읽은 뒤 ‘반대’로 바뀐 이들은 60%, ‘반대’ 댓글이 많은 기사에서 ‘찬성’으로 바뀐 이들이 27%인 것과 비교할 때, 댓글 내 다수 의견이 사람들의 의견을 바꾸는데 더 큰 구실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뉴스 주제에 대해 ‘사전의견 없음’이라고 밝힌 이용자는 64%가 뉴스와 댓글을 읽은 뒤에 찬성·반대 등으로 의견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감·비공감을 많이 받은 ‘베스트댓글’ 쪽으로 의견이 바뀌는 경향은 다수 댓글에 비해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공감 수 조작을 통해 특정 댓글을 최상단으로 올려도 나머지 댓글이 조작된 댓글과 반대의견이라면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댓글 조작이 사회적 문제가 돼왔던 것은 이용자들이 댓글을 읽고 그것이 전체 여론이라고 믿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에선 댓글보다 본인 생각대로 여론을 짐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댓글을 여론이라고 믿는 정도는 시간이 갈수록 낮아졌다. 연구소는 “댓글 조작을 통해 전반적인 여론을 순간적으로 높게 혹은 낮게 인식하게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댓글 조작의 효과가 사라진다”며 “댓글 조작은 이용자 개인의 의견만 강화해 지지자 응집 효과로 이어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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