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01 17:16
수정 : 2018.10.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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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안랩 입구에 붙은 안랩 회사 로고.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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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설립 신고, 한국노총 가입 신청 마쳐
서비스사업부 분사 결정이 노조 결성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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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안랩 입구에 붙은 안랩 회사 로고.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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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V3’로 유명한 보안업체 안랩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1일 안랩 노사와 한국노총에 따르면, 안랩 소속 노동자들은 이날 고용노동부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하고 한국노총에 가입 신청도 했다. 안랩에 노동조합이 생긴 것은 1995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안랩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창업했고 대주주인 컴퓨터 보안 전문업체이다.
백승화 안랩 노조위원장은 이날 안랩 전체 직원들에게 노조 결성 사실을 공개하며 “불평등한 성과급, 여전한 포괄임금, 한마디 상의도 없는 일방적 분사 결정 등등, 이 모든 것들을 우리는 안랩이라는 회사에 대한 사랑과 동료에 대한 신뢰로 견뎠다”며 “이제는 더 이상 부당하고 불합리한 회사의 방침, 지시에 일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우리 목소리를 내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노동조합을 통해 회사와 대등한 관계를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랩의 노조 결성은 최근 회사에서 보안서비스 관련 사업 일부를 분사시키기로 결정한 게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달 14일 안랩 이사회는 보안관제, 컨설팅 등을 맡은 서비스사업부를 분리해 ‘안랩BSP’를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안랩 직원 1000여명 가운데 서비스사업부 인력 356명이 별도 법인으로 떨어져 나가게 된 것이다.
안랩 사쪽은 ‘분사 과정이 직원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이었다’는 노조쪽 주장에 대해 “지난달 이사회 결정 이후 경영진이 ‘한마음보드’(노사협의체)를 가장 먼저 만나 분할의 결정과 필요성에 대해 말씀드렸고, 이어 신설법인 대표가 회사 내 서비스사업부 팀장과 직원들에게 순차적으로 설명의 자리를 가지는 등 안랩은 이번 분사와 관련해 공시의무 위반과 같은 법적 이슈를 피하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임직원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안랩 사쪽은 또 “노조 설립은 헌법에 보장된 근로자의 권리로 당연히 이를 존중하고 합법적인 활동을 보장할 것”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노조원뿐 아니라 비노조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여 직원들의 성장과 행복에 좀 더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지난 주말 처음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노조원을 모집했는데, 1일 오전까지 50여명이 안랩 노조에 가입했다. 전체 직원에게 공지한 뒤에 가입자 숫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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