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07 21:42
수정 : 2018.10.07 21:52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아이들의 질문은 창의적이다. 듣는 부모는 흐뭇하다.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서부터 질문이 까다로워진다. 성에 대해서 물어보면 부모는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바쁘다. 경제나 돈에 대한 질문은 난이도가 더 높다. “우리 집에 돈이 얼마나 있어요?”라든가 “엄마, 아빠는 한 달에 얼마나 벌어요?”와 같은 물음에 답을 하기 어렵다. 사실 경제는 우리 삶의 핵심이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에게는 교육과 돈은 늘 붙어 다니는 존재였다.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경제 이야기를 들려주기 어렵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아이들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경제 관념을 배우고 있다. 인터넷에는 유명 연예인이 광고 출연으로 어마어마한 수입을 올렸다는 기사가 뜬다. 유튜브에 개인방송으로 인기를 끌어 조회수에 따라 돈을 버는 이야기도 접한다. 돈과 관련된 정보량은 늘어나는데, 정작 궁금한 게 해결되지 못한다. 자기 가정의 경제 상황을 정확히 아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10대들은 개인에 대해서는 만족해 하지만, 사회나 국가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다. 자신들의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을 못 주는 기성 세대에 대한 불만도 있으리라.
각 교육기관에서 아이들의 까다로운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해 주는 인공지능 챗봇을 만들면 어떨까? 이미 챗봇은 인터넷 쇼핑,금융 서비스 등에서 질의응답용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 카드 업계 37.5%가 챗봇을 도입했다. 아이비엠(IBM)에 따르면 2020년 금융 기업과 고객 간 커뮤니케이션의 85%가 인공지능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2년 뒤 일이다.
아이들의 쏟아지는 질문은 챗봇의 답변 수준을 진화시킨다. 아이들은 부모가 채워주지 못하는 궁금증을 챗봇이 해결해 주는 것에 만족할 확률이 높다. 부모들이 까다롭게 여기는 집안 경제 이야기, 성(性) 이야기, 4차 산업혁명 관련 이야기 등이 주제로 가능하다. 예를 들어 부모가 일하는 업종과 직급을 넣으면 평균 급여를 챗봇이 알려주는 방식이다. 부모도 챗봇을 통해 상담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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