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8.10.10 14:16 수정 : 2018.10.10 20:00

검색창 ‘그린윈도우’ 화면 중심에 배치
뉴스는 ‘뉴스판’ 실검은 ‘검색차트판’으로 이동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10일부터 ‘시험판’ 사용 가능

국내 최대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가 모바일 앱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를 빼고, 검색 창과 광고 등만 남기기로 하고, 이를 구현한 ‘베타 버전’(모든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서비스를 내놓기 전 특정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시험 삼아 제공하는 서비스)을 내놨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9’에서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 검색창인 ‘그린윈도우’와 새롭게 도입한 인터랙티브 검색 버튼인 ‘그린닷’만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이사는 개편 배경을 설명하면서 “모바일 네이버가 첫 선을 보인 지난 2009년에 네이버의 월간 이용자 수는 35만명이었다. 현재는 모바일 네이버의 첫 화면을 방문하는 사용자만 매일 3천만명에 이른다”며, “이 모든 분들이 품고 있는 각양각색의 생각과 관심사를 충분히 ‘연결’해,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소수의 뉴스와 실검이 첫 화면에서 3천만명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현상에서 고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 모바일 첫 화면에 검색창·광고·날씨 등만 가장 큰 변화는 이용자들이 맨 처음 만나는 초기 화면이다. 기존 네이버 모바일의 첫 화면은 네이버 로고와 검색창 바로 아래 네이버가 직접 편집한 주요 뉴스 제목 7개(사진·동영상 뉴스 2개 포함), 실검 순서로 배치되어 있었다. 네이버는 여기에서 뉴스와 실검을 다 빼버렸다.

대신 ‘그린윈도우’라고 이름 붙인 검색창이 화면 중심에 배치됐다. 또 새롭게 선보이는 인터랙티브 아이콘인 ‘그린닷’이 추가됐다. 김승언 네이버 디자인 총괄은 “그린윈도우가 ‘입력 검색’의 아이콘이라면, 그린닷은 ‘터치 검색’이라는 새로운 경험의 시작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린닷은 현재 시간, 사용자의 위치, 사용자가 보고 있는 정보의 종류와 언어 등을 파악해, 관련한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기능을 한다고 네이버 쪽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뉴스를 보고 있을 때 관련한 다른 뉴스를 추천해주거나 의류 이미지를 보고 있을 때 ‘노란색’, ‘실크 소재’, ‘원피스’라는 이미지 속 키워드와 연결된 다른 상품을 보여주는 식이다. 검색창의 경우 다른 세부 페이지에서는 화면을 하단으로 당기면 최상단에 위치하도록 배치된다.

네이버는 또 기존에 첫 화면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왼쪽으로 화면을 밀면 오른쪽 방향으로 새 화면이 펼쳐지도록 하던 화면 펼침 방식을 첫 화면부터 왼쪽 방향으로도 새 화면을 볼 수 있도록 바꿨다. 한 대표이사는 “‘이스트랜드’(첫 화면을 기준으로, 오른쪽 방향의 화면들)의 경우 사용자가 이미 익숙하게 이용 중인 텍스트 중심의 유아이(UI)를 유지하고, ‘웨스트랩’(첫 화면을 기준으로 왼쪽 방향 화면들)은 기존에 시도해보지 못했던 다른 유아이(UI) 및 기술적 시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뉴스·실검은 뉴스판·검색차트판으로 이동 첫 화면에서 빠진 뉴스와 실검은 각각 ‘뉴스판’과 ‘검색차트판’으로 이동했다. ‘판’은 네이버가 주제별로 운영하는 세부 페이지를 말하며, 사용자가 관심사에 따라 네이버에서 기본값으로 배치한 판의 순서를 바꾸거나 특정 판을 아예 화면에서 뺄 수도 있다. 네이버가 첫 화면 바로 다음에 기본으로 배치한 뉴스판은 2개의 화면으로 구성됐다. 첫번째 화면은 사용자가 ‘관심 언론사’를 선택하면, 해당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주요 기사가 노출된다. 두번째 화면은 네이버의 인공지능 콘텐츠 추천 시스템 ‘에어스(AiRS)’가 사용자의 이용행태 정보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뉴스를 보여준다.

이러한 뉴스 서비스는 모두 이용자가 네이버에 로그인을 해야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쪽은 “네이버 모바일 로그인 사용자가 이미 70%에 이르고, ‘관심 언론사’ 서비스 이용자는 300만명가량 된다”고 말했다. 실검을 보여주는 검색차트판은 첫 화면과 뉴스·연예·스포츠판을 지나 6번째 순서로 기본 배치됐다.

네이버 모바일 화면 개편은 포털 뉴스 댓글과 공감 수 조작을 한 ‘드루킹 사건’이 불거져 “네이버가 온라인 공론장을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강한 비판여론 속에서 추진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벌써 “‘필터버블’(사용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정보만 취하는 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와, 베타 버전 사용자들의 공식 반응과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송경재 경희대 교수(인류사회재건연구원)는 “여론조작 사건의 핵심인 댓글 운영 개선은 방치했다“면서 “(개편안은) 사용자가 관심 언론사나 자신의 뉴스 이용행태 정보를 활용한 추천 시스템에만 의존할 경우 확증 편향을 강화해 여론의 분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윤철한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팀장은 “네이버가 비판 여론을 받아들여 변화를 시도하는 건 좋으나,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뉴스, ‘다양한’ 뉴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런 지적에 대해 “에어스의 필터버블 심화나 공정성 우려와 관련해서는 현재 운영 중인 알고리즘 위원회에서 외부 전문가들이 해당 내용을 검토한 결과를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베타 버전은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경우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네이버 앱 페이지에서 베타 테스트 신청을 한 뒤 앱을 업데이트하면 적용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이오에스(iOS) 사용자를 위한 베타 버전은 연말 안으로 출시할 계획이나 앱스토어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베타 버전에 대한 사용자 피드백을 거쳐 정식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 네이버 모바일 화면 개편 관련 일지

2018.1.18
청와대 누리집 국민청원 등 네이버 ‘뉴스 댓글 조작 의혹’ 규명 요구 봇물 2018.1.19
네이버, ‘뉴스 댓글 조작 의혹’ 관련 경찰에 수사 의뢰

2018.3.31
경찰, 누리꾼 ‘드루킹’ 등 3명 체포

2018.5.9
네이버 한성숙 대표이사, 네이버 책임론 이어지자 ‘뉴스 및 댓글 개선 기자간담회’ 열고 “뉴스 편집 더 이상 안 한다. 올해 3분기까지 모바일 화면 개편할 것” 발표

2018.10.10
네이버 한성숙 대표이사, ‘네이버 커넥트 2019’ 행사에서 “모바일 첫 화면에 검색창만 남긴다” 발표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