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10 19:56
수정 : 2018.10.1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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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네이버 모바일 화면.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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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대개편 ‘베타버전’ 공개
한성숙 대표 “소수 뉴스·실검
3천만명 시선 집중 현상 고민”
첫 화면에 검색창만 남기기로
뉴스·실검은 세부 페이지 ‘판’으로
관심 언론사·맞춤형 뉴스 편집
공론화 위원 “확증편향 강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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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네이버 모바일 화면.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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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를 빼기로 하고, 이를 구현한 ‘베타판’(모든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서비스를 내놓기 전 특정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시험삼아 제공)을 내놨다. 하지만 일각에선 벌써 “‘필터버블’(사용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정보만 취하는 현상)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베타판 이용자들의 공식 반응과 평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0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9’ 기조발제를 통해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 검색 창과 새로운 인터랙티브 검색 버튼만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네이버 로고와 검색 창 바로 아래 네이버가 직접 편집한 주요 뉴스 제목 7개(사진·동영상 2개 포함)와 실검이 배치돼 있었다. 네이버는 이 가운데 뉴스와 실검을 빼고 검색 창·버튼과 광고, 날씨 정보 등만 남겼다.
첫 화면에서 빠진 뉴스와 실검은 각각 ‘뉴스판’과 ‘검색차트판’으로 이동했다. ‘판’이란 네이버가 주제별로 운영하는 세부 페이지다. 이용자가 관심사에 따라 네이버가 기본 배치한 판의 순서를 바꾸거나 화면에서 뺄 수도 있다. 네이버가 첫 화면 바로 다음에 배치해놓은 뉴스판은 2개의 화면으로 구성됐다. 첫번째에선 사용자가 ‘관심 언론사’를 선택하면, 해당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주요 기사가 노출된다. 두번째에선 네이버의 인공지능 콘텐츠 추천 시스템 ‘에어스(AiRS)’가 수집·분석한 이용행태를 바탕으로 맞춤형 뉴스를 보여준다. 이런 뉴스 서비스는 이용자가 네이버에 로그인해야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 모바일 로그인 사용자가 이미 70%에 이르고, 관심 언론사 서비스 이용자는 300만명가량 된다”고 밝혔다. 실검을 보여주는 검색차트판은 뉴스·연예·스포츠판 뒤에 배치됐다.
네이버 모바일 화면 개편은 포털 뉴스 댓글과 공감 수 조작을 한 ‘드루킹 사건’으로 불거진 “네이버가 온라인 공론장을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여론 속에서 추진됐다. 일각에선 이번 개편을 두고 “여론조작 사건의 핵심인 댓글 운영 개선은 방치한 채, 사용자가 보고 싶은 뉴스만 보도록 지원해서 공론장의 분열만 강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경재 경희대 교수는 “사용자가 관심 언론사나 자신의 뉴스 이용행태 정보를 활용한 추천 시스템에만 의존할 경우 확증 편향을 강화해 여론의 분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런 지적에 대해 “댓글 등 언론사와 관련한 정책 변경은 곧 구체 계획을 발표할 것이며, 에어스의 필터버블 심화나 공정성 우려와 관련해서는 현재 운영 중인 ‘뉴스 알고리듬 검토 위원회’가 외부 전문가들이 해당 내용을 검토한 결과를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 네이버 앱 베타판의 안드로이드 버전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네이버 앱 페이지에서 베타판 테스트 신청을 하면 써볼 수 있다. 아이폰용은 연내에 애플 앱스토어에 올려질 예정이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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