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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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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 먼저 써보니]
카메라 5대 내세워 출시
전작보다 색감·질감 개선돼
움직임 심한 아이·강아지도
전작보다 흔들림 적게 찍혀
앞면 카메라 화질은 아쉬워
매끄러운 뒷면 재질 훌륭하나
한번 떨어뜨리니 테두리 흠집
배터리용량 적지만 무리없는 사용
24일 공식 출시…17일부터 예약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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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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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용기에는 V40으로 찍은 사진 몇장이 첨부돼있습니다. 기자가 전문가가 아닌데다 후보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품질이 떨어지더라도 독자님들의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디에스엘아르(DSLR)와 스마트폰 카메라는 다르다. 스마트폰에는 ‘라이프 앤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지난 4일 엘지(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황정환 부사장이 새 전략 스마트폰 V40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입니다. V40은 세계 주요 전략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5개의 카메라(뒷면 3개, 앞면 2개)를 탑재했고, 카메라 전반에 혁신이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혁신의 출발점은 ‘라이프 앤 스토리’라고 했고요.
지난 일주일 동안 V40을 사용해봤습니다. 기자가 현재 쓰고 있는 스마트폰이 마침 V30이라 비교하기가 편했습니다. 일단 카메라만 놓고 보면 카메라의 색감과 질감이 확실히 전작에 비해 나아진 느낌입니다. 엘지전자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수채화 현상’(사진 속 물체의 윤곽이 수채화처럼 뭉개지는 현상)과 느린 반응속도도 한결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앞면에 달린 카메라 두대의 화소 수(표준 800만 화소, 광각 500만 화소)가 떨어지는 부분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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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으로 촬영한 강아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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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사진 찍어보니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가운데 9명이 카메라를 사용한다고 하고, 스마트폰 하드웨어 기술 발전이 ‘원숙’ 단계에 이르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주로 강조하는 것이 카메라입니다. 일상에서 생활용품처럼 사용하면서 일상을 담아내는 것이 스마트폰의 주된 목적이죠. 저도 두 아이의 아빠라 아이들 사진을 거의 매일 찍습니다.
황정환 부사장은 V40을 소개하면서 “지나가는 개 사진을 찍기 수월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집 근처의 반려동물 동반 카페에서 강아지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엘지전자는 카메라 반응 시간을 V30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피사체가 움직이는 것을 인지하면 자동으로 셔터 속도를 높이는 ‘인공지능 셔터’ 기능을 넣어 사진 품질을 높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강아지한테 간식을 던져주며 사진을 찍어보니 V30보다 흔들림이 덜했습니다. V30은 ‘연사 모드’에서도 흔들림이 조금씩 있었는데, V40에서는 매 순간이 덜 흔들리게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모든 사진은 ‘AI 카메라’ 모드(카메라가 환경·피사체를 인식해 최적의 카메라 화질을 만들어주는 기능)에서 촬영했습니다. 강아지 못지 않게 카메라에 담기 어려운 것이 아이들인데요. 공원에 나가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아이를 찍어봤는데, 날씨가 좋아서(밝아서) 그런지 몰라도 비눗방울이 퍼져나가는 모습까지 잘 포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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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으로 촬영한 강아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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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색감과 질감
엘지전자는 V40에서 카메라 이미지 센서의 픽셀을 V30의 1㎛(1/1000㎜)에서 1.4㎛로 40% 키웠다고 밝혔습니다. 센서 픽셀은 이미지 센서를 이루는 최소 단위로, 렌즈를 통과한 빛을 센서 픽셀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크기가 클수록 더 밝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센서 픽셀이 받아들인 빛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이미지 센서의 크기 또한 0.38형(인치)으로, V30에 견줘 18% 이상 키웠다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전작보다 사진의 질감이 더 좋아졌습니다. 실내에서 사진을 찍으면 노이즈가 심하거나 얼룩덜룩한 느낌이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줬습니다. 야외에서 찍은 사진도 색감이 좋아졌습니다. 특히 AI 카메라 모드를 사용하면 파란 것은 더 파랗게, 빨간 것은 더 빨갛게 표현해줍니다. 하늘 사진 찍기 좋은 날씨라서 하늘 사진 몇장을 찍어봤는데요. 그런데 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채도를 너무 높여줘서 상태를 왜곡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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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 광각 카메라로 찍은 하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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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앞면 카메라…망원 카메라는 어디에 쓸까
앞면 카메라는 좀 아쉬웠습니다. V40에는 800만 화소짜리 표준렌즈와 500만 화소짜리 광각렌즈가 탑재됐습니다. V30에 있던 500만 화소 광각과 G7에 있던 800만 화소 표준카메라를 한데 모아놓은 셈인데, 뒷면 카메라보다 화소 수가 떨어져 찍어도 만족스러운 느낌이 나지 않았습니다. ‘수채화 현상’도 남아있었고요.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A9은 앞면에 24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는데, 이런 점에서도 비교가 되네요.
뒷면 카메라는 표준(1200만 화소), 광각(1600만 화소) 카메라와 1200만 화소짜리 망원렌즈가 탑재돼 있습니다. 망원렌즈 탑재로 ‘발 줌’(피사체에 가까이 가는 것)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만, 실제로 쓰임새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기자회견 같은 곳을 가서 망원렌즈로 찍어보려 했으나 먼 곳에 있는 만큼 흔들림에 예민해 원하는 품질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초점 잡는데도 시간이 좀 걸려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트리플 프리뷰’라는 기능을 통해 각 카메라가 보여주는 구도를 미리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요, 이걸 눌러봐도 망원렌즈를 택하게 되는 상황은 거의 없었습니다. 카메라가 3개인 점을 활용한 ‘재미기능’인 ‘트리플샷’ 기능도 있는데, 광각-표준-망원 순으로 사진을 순차적으로 찍어 줌인·줌아웃·루마페이드 등의 기능을 입혀 동영상으로 만들어줍니다. 한번쯤 사용해볼 만한 기능인데, 일상에서 많이 쓸 것 같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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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의 아웃포커싱 기능을 활용해 찍은 강아지 사진. 오른쪽 의자는 ‘배경처리’가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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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카메라를 여러 대 탑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아웃포커스’ 효과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2대의 카메라로 사진을 동시에 찍어 배경 부분은 흐릿하게 만드는 것이죠. 아웃포커스 기능을 써보니, 남기고 싶은 부분과 배경을 완벽하게 구분해내지 못했지만 쓸 만은 했습니다.
매직포토는 엘지전자가 V40 실물 공개 이전에 먼저 알린, 밀고 있는 ‘재미기능’입니다. 사진을 찍으면 3초짜리 영상이 촬영되고 편집창에서 움직이게 하고 싶은 부분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그 부분만 움직입니다. 결과물은 물론 사용자인터페이스(UX)도 재미있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영상 저장이 MP4 형태로 저장되고 나중에 GIF로 변환해야 하는 점은 좀 아쉽습니다. 처음부터 GIF로 저장이 가능하다면 메신저 등에서 공유하기 편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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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에 탑재된 ‘매직포토’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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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 재질은 훌륭한데 테두리가…
V40이 호평을 받는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뒷면 재질입니다. 강화유리를 나노미터 단위로 깎아 흠집이 나지 않으면서, 고급스럽고 지문 또한 찍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굉장히 만질만질해서 주머니에 넣고 만져보면 어디가 앞면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갖고 다니다 놓치기 쉽더라고요. 카페 테이블에서 한번 떨어뜨렸는데, 테두리 부분에 흠집이 생겼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이 케이스를 써야 할 텐데, 후면 재질이 아무리 훌륭해도 보지 못하게 되겠죠.
붐박스 스피커와 스테레오 사운드도 유용했습니다. 원래 쓰던 V30은 스피커 음량이 그리 크지 않아 음량을 최대로 높여도 잘 안들렸는데, V40은 수화구(리시버)에서도 소리가 나옵니다. 일종의 스테레오 사운드가 되어 음질과 음량이 한층 개선됐습니다. 그런데 삼성의 갤럭시노트9에 비하면 음질 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배터리 용량이 3300mAh로 경쟁작인 삼성 갤럭시노트9의 4000mAh에 견줘 떨어지지만, 평상시와 다름없이 아침에 100% 완전충전 상태에서 출근해 근무시간에 전화 취재를 하고,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어도 퇴근 즈음엔 배터리가 20% 이상 남았습니다. 엘지전자는 “배터리는 용량보다 시스템 효율화가 더 결정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그런데 저장공간이 아쉽긴 합니다. 한국에서 출시되는 것들은 128GB로, 갤럭시노트9의 512GB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카메라를 늘려 비용이 더 들었는데, 저장공간까지 늘리면 가격이 더 올라갈까 봐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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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 주요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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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 ‘트리플’ 내세웠는데, 삼성에서 쿼드가…
이런저런 아쉬운 점이 있긴 했습니다만, 적어도 카메라만 놓고 보면 꽤 쓸만한 제품이라는 인상을 줬습니다. 다른 스마트폰에 견줘 가볍기도 하고, 뒷면 재질이나 색상도 고급스러운 점 역시 강점이라는 판단이 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V40이 발표된지 일주일 만에 삼성전자가 뒷면에 카메라 4대를 탑재한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9을 내놨다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에 탑재할 기능을 보급형에 미리 탑재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데요. 갤럭시A9에는 뒷면에 2400만 화소 표준, 1000만 화소 망원, 800만 화소 광각,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앞면에도 24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죠. 물론 갤럭시A9이 V40에 비해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사양이 떨어지고 방수방진 기능도 없다는 약점이 있지만, 가격은 V40에 비해 저렴할 것이 명백해, V40이 자칫 같은 플래그십인 갤럭시노트9이 아니라 갤럭시A9과 경쟁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엘지전자의 스마트폰 라인업도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엘지전자의 스마트폰 라인업은 플래그십 V·G와 보급형 Q·K·X 등 제각각입니다. 특히나 V와 G는 화면이 V가 큰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점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한편, V40은 오는 17일부터 이동통신 3사에서 예약판매에 들어갑니다. 공식출시일은 24일, 출고가는 104만9400원입니다. V40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엘지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얼마나 숨통을 틔워줄지 함께 지켜봅시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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