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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15 11:07 수정 : 2018.10.15 11:07

2018년 7월17일 서울 여의도 매리어트 파크센터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장관-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와 각 통신사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연합뉴스

이코노미 인사이트 _ Economy insight
화웨이 뺀 SKT, KT·LGU 선택은?

2018년 7월17일 서울 여의도 매리어트 파크센터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장관-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와 각 통신사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연합뉴스
“4G 때는 유튜브가 있었는데, 5G는 서비스를 앞두고 있지만 쓸 만한 킬러 콘텐츠가 없네요.” 한 이동통신회사 간부가 5G(세대) 서비스를 얘기하면서 한 말이다.

LTE(롱텀에볼루션)라고 불리는 4G는 2011년 7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수도권에서 75Mbps 다운로드 속도 서비스를 내놓으며 시작했다. 4G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이터를 감당해왔다. 당시에는 데이터 폭증으로 스마트폰 통화 끊김 현상이나 무선인터넷 접속 불가 현상이 빈번했다. 2008년 1년 국내 유튜브 동영상 데이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4G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늘어났다.

7년이 흐른 지금 이통사들은 4G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5G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5G 상용화를 내년 3월로 정했다. 5G는 스마트폰으로 영화 한 편을 1초면 내려받을 정도로 빠르다. 1초에 2.5GB(20Gbps)를 전송한다. 현재 LTE가 1Gbps를 전송하니 20배 빨라진 것이다.

이통사들이 5G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3~5년 동안 대대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5G는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해 인프라 투자 비용이 4G의 1.5~2배 더 들어간다. 예상 투자 금액만 낮게 잡아도 최소 30조원에 이른다.

5G는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게임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5G를 4차산업혁명 핵심 인프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통사 간부 말처럼 현재 5G를 체감할 킬러 콘텐츠를 찾기는 쉽지 않다. 모바일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그리 많지 않아서다. 제대로 된 킬러 콘텐츠가 없으면 5G가 서비스되더라도 고객이 선뜻 고가 단말기를 사지 않거나, 고가 요금제를 쓰면서도 5G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다.

고객이 5G 속도만으로 지갑을 열지도 미지수다. 빠른 속도는 아이러니를 낳는다. 1초에 2.5기가바이트를 다 쓰면 상당한 양의 한 달 데이터를 써버린다. 서비스를 더 이용하려면 데이터를 더 쓸 수 있는 무제한 요금제로 바꿔야 한다.

결이 다른 이통사 CEO

5G를 두고 이통사 CEO들의 말은 가지각색이다. 결이 다르다는 얘기다. 황창규 KT 회장은 5G 서비스에 가장 적극적이다. 황 회장은 9월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18 모바일월드콩그레스아메리카(MWCA)’에서 “5G 인프라 투자비는 4G보다 많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러나 소비자 시장(B2C)에 집중한 4G와는 달리 5G는 기업(B2B)과 정부(B2G)를 상대로 많은 응용처가 있는 만큼 (투자비 회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자율주행과 같은 서비스가 당장 실현되기 어려운 만큼 5G 서비스 초기에는 곧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상현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연임 논란과 경찰의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를 불식하게 하는 승부처를 5G로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은근하지만 발 빠르게 5G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박 사장은 1월2일 열린 신년회에서 “SK텔레콤이 가진 최고 수준의 모바일 역량을 자산으로 5G 세상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그 뒤 SK텔레콤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대상은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3사다. 최고 수준 품질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었다.

LG유플러스 CEO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지 2주일여 만에 단행된 7월16일 인사에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이 서로 자리를 맞바꾼다. CEO 교체에도 5G를 포함한 신사업 전략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예상이다. 앞서 권영수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은 3월2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8 MWC’를 둘러본 뒤 “5G는 LG유플러스가 3위 신세를 벗어날 기회”라면서도 “문제는 수익 모델이다. 다른 통신사 경영진을 만나도 5G로 돈 벌기 쉽지 않겠다는 얘기를 이구동성으로 한다”고 했다. 눈에 들어오는 서비스가 보이지 않아 걱정된다는 얘기다.

화웨이 뺀 SKT, KT·LGU 선택은?

이통3사는 이르면 2018년 10월부터 수도권에 5G 장비를 설치한다. 이들은 장비선정을 앞두고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논란 핵심은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다.

SK텔레콤은 9월14일 5G 통신장비를 선정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선정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화웨이를 뺀 것은, 통신 보안 우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2012년 미국에서 화웨이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미 의회보고서가 나오면서 화웨이는 사실상 미국 통신장비시장에서 배제된 상태다. 하지만 4G에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에 단 한 번도 보안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중 간의 헤게모니 싸움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화웨이 장비는 다른 회사 장비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다고 평가받았다. 여러 차례 성능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도 확보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2018년 7월 처음으로 3.5GHz 대역 5G 통장장비를 공개해 안정성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SK텔레콤으로선 5G 서비스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데다, 통신장비 기술력 차이는 5G 서비스 품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T 역시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SK텔레콤이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않은 데다 ‘국민 기업’ 이미지를 보여왔던 만큼 중국산 장비 사용에 따른 비판 여론도 의식하고 있다.

4G 장비를 설치할 때 SK텔레콤과 KT는 수도권에 삼성전자 장비를, LG유플러스는 수도권에 화웨이 장비를 썼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화웨이 5G 장비를 채택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기존 장비와 연동을 이유로 화웨이를 유력 업체로 꼽아왔다.

5G 서비스를 앞두고 이통사가 벌이는 3인3색 경쟁에서 누가 웃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 이코노미 인사이트 10월호 더보기 http://www.economy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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