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18 15:43
수정 : 2018.10.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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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유플러스(LGU+)가 출시한 동영상 플랫폼 ‘아이돌 라이브’ 광고 모델인 방송인 데프콘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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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아이돌 라이브’ 20일 출시
실시간 멤버별·장면별 시청 가능
지니뮤직·SKB도 유사서비스 준비
5G 콘텐츠 확보·‘망사용료’ 부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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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유플러스(LGU+)가 출시한 동영상 플랫폼 ‘아이돌 라이브’ 광고 모델인 방송인 데프콘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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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동영상 시장에서 유튜브에 크게 밀리고 있는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아이돌 콘텐츠로 유튜브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유튜브에서 못보던 영상을 유튜브보다 빨리 보여줘 아이돌 팬심에 부응하겠다는 것이다.
엘지유플러스(LGU+)는 18일 오전 서울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이돌 ‘직캠’ 영상을 서비스하는 ‘유플러스 아이돌 라이브’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앱은 오는 20일부터 통신사와 관계 없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아이폰은 내달 초부터 이용 가능하다.
아이돌 라이브는 앞서 엘지유플러스가 해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던 야구·골프 서비스와 유사하다. <에스비에스플러스>의 음악방송 프로그램 ‘더쇼’와 ‘더 스테이지 빅플레저’ 공연 영상을 실시간으로 최대 3명까지 실시간으로 좋아하는 멤버만 골라보거나, 무대 전후좌우에서 별도로 촬영한 영상을 볼 수 있다. 라이브 본방송이 진행되는 중에도 놓친 영상을 다시 볼 수 있으며, 원하는 아이돌이 나오면 미리 알려주는 ‘방송 출연 알림 받기’ 등의 기능도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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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유플러스 ‘아이돌라이브’ 앱을 통해 ‘공원소녀’의 영상 시청 중 멤버별 영상을 선택한 장면. 엘지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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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유플러스는 멤버별 영상을 위해 11대의 카메라, 무대 전후좌우 영상을 위해 4대의 카메라를 추가로 투입하고 전용회선을 깔았다. 올해 안으로 2차원·3차원 가상현실 영상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내년에 차세대 이동통신(5G)이 상용화하면 현재 720p 수준의 영상도 더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엘지유플러스는 밝혔다.
아이돌라이브 서비스는 ‘직캠’ 영상을 선호하는 팬들의 성향을 적극 반영한 것이다. 엘지유플러스 조사결과, 아이돌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팬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검색 등보다 공연영상 관람(38%)이었고, 뮤직비디오(43%)보다는 ‘직캠’(54%)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음원순위 역주행’이라는 ‘문화적 현상’을 불러왔던 이엑스아이디(EXID)의 ‘위아래’라는 곡도 멤버의 직캠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불러온 데서 출발했다. 아이돌 팬 가운데 하루 1시간 이상 영상을 시청하는 비율이 45%였고, 7%는 3시간 이상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멤버별 직캠을 보는 데는 ‘기다림’이 필요했다. 멤버별 직캠은 일부 방송사에서 직접 편집해 유통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고급 촬영장비를 갖춰 영상을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팬들인 이른바 ‘대포여신’(망원렌즈가 ‘대포’같다 하여 생겨난 신조어)이 촬영해 유튜브 등에 올린다. 이 때문에 촬영·편집·업로드에 시간이 소요되고, 환경에 따라 화질·음질이 제각각인 아쉬움이 있었다. 바로 이점에 착안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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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유플러스 ‘아이돌라이브’ 앱을 통해 ‘공원소녀’의 영상 시청 중 장면별 영상을 선택한 장면. 엘지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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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이돌 전문 영상서비스로 대표적인 것은 네이버의 ‘브이 라이브’(V앱)다. 지난 8월 출시 3년을 맞은 브이 라이브는 다른 플랫폼에서 보지 못하는 자체 제작 콘텐츠인 ‘웹예능’ 프로그램이나 아이돌 인터뷰·백스테이지 영상으로 큰 성과를 올렸다. 3년 동안 누적 재생건수가 34억건에 달했는데, 이용자의 70%가 국적을 막론한 10대로 집계됐다. 결국 아이돌 콘텐츠가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서 ‘먹힌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국내 통신사들도 여기에 발을 맞췄다. 케이티가 최대주주로 최근 씨제이(CJ)디지털뮤직을 합병한 지니뮤직은 ‘보는 음악’을 내세워 동영상 컨텐츠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스케이(SK)브로드밴드의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도 내달부터 ‘아이돌 직캠’을 포함한 공연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스케이브로드밴드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맺고, 레드벨벳을 비롯한 소속 아이돌이 출연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유통하기도 한다.
통신사들이 만드는 콘텐츠 플랫폼은 다른 인터넷 플랫폼에 견줘 경쟁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네이버·카카오 등이 통신사에 지불하는 ‘망사용료’ 때문에 고화질 영상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나, 자체 망을 갖고 있는 통신사들은 이런 부담에서 비껴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때 자사 통신서비스 가입자에게는 데이터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로레이팅’까지 더하면 경쟁력은 더욱 커진다. 이날 간담회에서 엘지유플러스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아이돌 라이브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요금제별로 무료 데이터를 줄 수 있는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은 밝히기 어렵지만 엘지유플러스 고객만의 별도 혜택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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