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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04 18:35 수정 : 2018.11.04 20:32

고영삼의 디지털 사피엔스

게티이미지뱅크

Q. 22살 대학생입니다. 시간만 나면 어느 틈엔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만하려고 할수록 더욱 더 하고 싶어지고 마음도 더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가방 안에, 손 안 닿는 곳에 두면 행동유도성 낮아져요

일상생활 중에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되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군요. 오늘날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걱정과 우려는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를 보니 미국의 젊은이들의 54%는 스마트폰을 할 수 있다면 1달 동안의 영화감상을 포기할 수 있답니다. 17%는 1주일동안 이를 닦지 않아도 된다고 했답니다.

마침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이 우울이나 불안 등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상관성이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함으로써 불안을 느끼고 계시다고 하니 이참에 건강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는 있겠습니다.

저는 질문자님에게 스마트폰에 대한 행동유도성을 어렵게 만들어 걱정을 해소해보시기를 권해봅니다. 심리학 용어인 ‘행동유도성’은 인간에게 어떤 태도나 행동을 유도하게 한 어떤 조처를 말합니다. 즉 문고리나 어떤 물체를 쉽게 잡을 수 있도록 한 손잡이와 같은 것이 바로 행동유도성을 강화한 조처입니다. 인간은 물체를 들거나 일을 할 때 행동유도성 조치를 강화하여 쉽게 해결해 왔습니다. 사실 스마트폰은 현대인에게 일종의 행동유도성을 극대화한 도구입니다. 스마트폰은 정보를 입수하거나 사람들과 연락하고자 할 때 그리고 오락을 하고자 할 때 단 1초 만에 가능하게 해주는, 행동유도성이 극대화된 도구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는 이렇게 행동유도성이 이미 극대화된 스마트폰에 또 한 번 더 행동유도성을 강화합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손을 뻗으면 언제든지 닿을 수 있는 테이블 위에 놓고 있습니다. 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거나 손에 쥐고 다닙니다. 행동유도성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죠. 질문자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행동유도성을 약하게 만드는 조치를 습관화해보시면 어떨까요? 만약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마다 누구에게 허가를 받아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5번 정도 사용할 것을 한번 사용하게 되겠지요. 이와 같이 하기는 힘들지만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가방 속에 넣어 둠으로써 가능한 한 불편하게 하기, 공부할 때나 식사할 때 테이블 위에 올려두지 않기, 짧은 시간 외출 시에는 가지고 다니지 말기, 푸시음은 절대 금지하기, 자는 방에 두지 않기 등과 같은 것이죠.

그리고는 좀 우습지만 재미있는 의식을 행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매일 한번 씩 스마트폰을 곁눈으로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아!’라고 반복해서 생각하는 것이죠. 좀 유치하게 보일 수 있지만, 몇 번 해보시면 상당히 효과적이란 것을 체감하실 겁니다. 미국의 최근 한 조사를 보니 40% 이상의 젊은 응답자들이 스마트폰이 산산조각 나는 것보다는 차라리 자기 손의 작은 뼈가 부서지는 것이 낫다고 했답니다. 젊은 세대의 스마트폰 집착은 상상 이상입니다. 그 비정상보다는 강한 자기최면을 통해 스마트폰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서 행동유도성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차라리 더 현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영삼 동명대 교수(정보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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