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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25 19:04 수정 : 2018.11.25 20:54

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이 식당에서 식탁의 무선호출벨을 호기심에 눌러보았다. 벨을 누르면 종업원이 온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신기해하면서도 어떻게 사람을 보지도 않고 벨로 부를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아해했다.

비대면 서비스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공항과 열차역의 탑승권 발행, 주차요금 정산, 패스트푸드점의 주문 등 키오스크형 비대면 서비스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신원 확인을 위해 방문과 대면이 필수였던 금융계좌 개설도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휴대전화가 개인의 신원을 확인해주는 인증수단으로 기능하는 덕분이다.

회사 근처 자그마한 식당도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주문과 결제를 기계가 대체하고 직원은 주방과 서비스에 주력하는 형태로 바꿨다. 처음엔 기계를 상대하며 낯설어하던 손님들도 두 번째 방문부터는 기계에 주문하는 것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대부분 빠르게 학습한다. 다른 곳에서 이미 비슷한 키오스크 주문을 경험해보았기 때문이다.

비대면 서비스의 장점은 많다. 부정확한 언어 소통 대신 모니터의 화면을 통해 명확하게 주문을 해서, 의사소통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주문과 결제처럼 패턴화한 직무는 기계에 맡기고 사람은 좀더 다양한 일과 중요한 직무에 집중할 수 있다. 인건비를 줄이고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 사용자들도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주문이나 쇼핑 때 직원과 대화 과정이 없는 게 더 편하다고 응답하는 사람도 많다.

기술 발달에 따라 사람을 거쳐 처리하던 일은 점점 더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될 것이다. 전에는 창구에서 직원에게 열차표와 고속버스표를 구매하는 경우밖에 없었지만, 이젠 스마트폰 앱을 통한 비대면 구매가 대부분이다.

한국 식당의 무선호출벨을 독일 식당에 수입해 보급하면 ‘대박’이 될 것이라고 보고 벌였던 사업의 결과는 기대와 전혀 달라 실패했다. 눈을 마주치지 않고 사람을 벨로 부른다는 것을 생각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는 게 현지 문화였다.

키오스크 기계가 있는 사업장도 들여다 보면 모두 같은 형태는 아니다. 도와주는 사람 없이 안내판만 있어서 어르신이나 초보자가 어쩔 줄 몰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미숙한 주문자를 도와주기 위해 항상 도우미가 배치되어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곳이 있다. 기술을 수용하는 방식도 사람이 결정하기 나름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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