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26 16:16
수정 : 2018.11.2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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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우 신임 풀러스 대표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에서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풀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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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성장 이익 공유 차원
카카오 카풀 개시도 고려한듯
‘1일 2회 운행’ 규제 반대 뜻
정부에 ‘운전자등록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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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우 신임 풀러스 대표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에서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풀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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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업계의 선발주자인 풀러스가 자사주 10%를 카풀에 참여하는 운전자들에게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노동을 통해 기업가치를 키워오면서 성장의 열매를 독식한다는 비판에서 비켜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사업에 뛰어드는 등 본격 경쟁을 앞두고 안정적인 이용자 확보를 위한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이사는 26일 오전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에서 경영전략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어 “플랫폼 성장 이익 나눔을 실천하겠다”며 “장기적으로 풀러스 주식 10%를 파트너(운전자)에게 부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식은 운전자가 운행을 많이 할수록 많이 쌓이는 ‘풀포인트’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부여된다. 주식 대신 현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 앞으로 풀러스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경우에도 지분율 10%는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서 대표는 밝혔다. 풀러스는 이달부터 운전자용 앱에 ‘풀포인트’를 만들어 운전자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같은 결정을 하기에 앞서, 에스케이(SK) 등 투자자들의 동의도 모두 받았다고 서 대표는 덧붙였다.
우버는 기업가치가 136조원에 이른다는 평가를 받지만, 폭발적 성장에 기여한 우버 드라이버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들은 플랫폼에 종속돼 갈수록 빈곤해진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때문에 플랫폼 노동자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모델이 국외에서는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풀러스가 ‘주식 분배’를 결정한 것 역시, 이와 비슷한 고민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사업 개시를 앞두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규제가 결정적 변수로 남아있지만, 카카오모빌리티의 등장으로 카풀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주식’이라는 강력한 ‘당근’을 통해 충성도 높은 운전자들을 확보하겠다는 뜻인 셈이다. 서 대표는 “회사의 성장 전망을 고려하면 풀러스에 일찍 참여해 주식을 먼저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서 대표는 카풀 규제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카풀 운행 1일 2회 제한’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신 정부가 사전등록을 통해 카풀 운전자를 관리하는 ‘운전자등록제’를 제안했다. 카풀이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운전자의 범죄 이력 등을 업체가 조회할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다. 서 대표는 “1일 2회 운행제한으로 규제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해선 정부가 운전자등록제를 시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16년 3월 설립된 풀러스는 택시보다 최대 50% 저렴한 비용에 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기도 했지만, 카풀 규제로 인해 경영난이 이어지며 지난 6월 구조조정을 겪기도 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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