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01 01:32
수정 : 2018.12.0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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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0시 하현회 부회장(앞줄 가운데)을 비롯한 엘지유플러스(LGU+) 경영진들이 새 이동통신 첫 전파 발사 버튼을 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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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0시 서울 마곡LG사이언스파크서 5G 개통 행사
‘차세대’ 수식어 떼고 새 이동통신으로 탄생
“구광모 회장 ‘깜짝 격려’ 방문 기대했는데” 아쉬움도
SKT·KT도 각각 관제센터서 첫 전파 발사 행사
KT 통신대란 사태 의식해 행사 조촐하게 준비·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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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0시 하현회 부회장(앞줄 가운데)을 비롯한 엘지유플러스(LGU+) 경영진들이 새 이동통신 첫 전파 발사 버튼을 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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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구, 팔, 칠, 육, 오, 사, 삼, 이, 일. 누르세요.”
1일 0시 서울 강서구 마곡동 엘지사이언스파크 엘지유플러스(LGU+) 관제센터 1층. 하현회 엘지유플러스 부회장과 임직원 50여명의 카운트와 박수 속에 차세대 이동통신(5G)이 첫 전파를 송출하며 가동에 들어갔다. 차세대 이동통신이 ‘차세대’란 수식어를 떼고 새 이동통신 서비스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하현회 부회장은 “오늘은 5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첫 페이지로 기록될 역사적인 날이다. ‘집을 굉장히 크게 짓기 시작함’을 의미하는 ‘대기가사(大起家舍)’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회사의 10년 성장 동력이 될 새 이동통신 서비스가 오늘 이 자리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내년 3월 본격적인 단말기가 출시될 때까지 커버리지 확대에 주력하고 네트워크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하 부회장이 대전기술원 직원들과 새 이동통신망으로 화상통화를 하는 방법으로 상용 네트워크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인했다. 엘지유플러스 새 이동통신 1호 고객은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산업기계 및 첨단부품 전문업체 ‘엘에스(LS)엠트론’으로 기록됐다. 이 업체는 새 이동통신으로 원격 트랙터 제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엘지유플러스 임직원들은 구광모 그룹 회장의 ‘깜짝 격려’ 방문을 기대하는 눈치였으나 끝내 구 회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엘지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부상한 엘지유플러스의 향후 10년 성장 동력이고, 4차 산업혁명 흐름과 맞물려 엄청난 주목을 받을 사업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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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회 엘지유플러스(LGU+) 부회장이 1일 0시 새 이동통신 전파 발사 버튼을 누른 뒤 대전기술원 직원들과 새 이동통신을 통해 화상통화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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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에스케이텔레콤(SKT)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트워크센터에서 박정호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케이티(KT)는 경기도 과천 네트워크관제센터에서 황창규 회장과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각각 조촐하게 새 이동통신 첫 전파 발사 행사를 했다. 애초 이동통신 3사는 이날 첫 전파 발사 행사에 앞서 각각 최고경영자가 주관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 이동통신 서비스 띄우기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케이티 아현동 통신구 화재와 그에 따른 통신대란 사태가 발생하자 일제히 접었다. 이날 새 이동통신 개통 행사에 대한 언론의 현장 취재는 엘지유플러스만 허용됐다.
새 이동통신 전파 송출은 시작됐으나 아직 단말기가 출시되지 않아 개인들은 아직 이용할 수 없다. 새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내년 3월에나 나올 예정이다. 그때까지는 새 이동통신을 무선랜(와이파이)으로 중계해주는 라우터(동글) 장비를 경유해야 한다. 그나마도 기업 사업장 가운데 사전 계약에 따라 미리 네트워크가 구축된 곳에서나 이용할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새 이동통신 1호 고객은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자동차부품 전문업체 ‘명화공업’이다. 생산라인 위 제품을 다각도로 촬영한 초고화질 사진이 새 이동통신 모바일 라우터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되면, 인공지능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사진을 판독해 제품 결함 여부를 확인한다. 케이티 새 이동통신 1호 가입자는 인공지능 로봇 ‘로타’이다. 케이티는 “단순한 이동통신의 세대 교체가 아닌 생활과 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새 이동통신은 엘티이(LTE)의 뒤를 잇는 것으로,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이 특징이다. 데이터 속도는 엘티이보다 20배 빠른 20Gbps, 지연시간(응답 속도)은 엘티이의 10분의 1 수준인 0.001초 이하다. 또한 1㎢ 내 연결 가능한 기기 수는 100만대(엘티이 10만대) 이상, 최저 보장 속도는 100Mbps(엘티이 0.1Mbps), 이용 가능한 최대 이동 속도는 시간당 500㎞(엘티이 350㎞)에 이른다. 하지만 내년 3월 단말기 출시 전까지는 동글~스마트폰·노트북 구간은 와이파이라서 새 이동통신 서비스의 이런 품질을 체감하기 어렵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이동통신 3사가 2018년도분 주파수 할당 대가를 납부함에 따라 주파수 할당 통지서를 배부했다. 이로써 새 이동통신 상용화를 위한 정부의 행정적 절차가 모두 완료됐고, 이동통신 3사는 1일 자정부터 새 이동통신 서비스를 공식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그동안 민·관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 대한민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새 이동통신 상용화를 이룰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새 이동통신 시대에는 통신 인프라의 안전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경각심을 갖고 안전한 이동통신 이용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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