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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03 18:13 수정 : 2018.12.03 21:01

15년 동안 온라인 공론장 역할
카카오 “환경 변화로 소통공간 늘어
15년 소임 대해 서비스 종료 결정”

2000년대 막강한 ‘온라인 공론장’이었던 ‘다음 아고라’가 문을 닫는다.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과거 찬란했던 ‘광장’도 쇠락의 길로 내몰리다 끝내 폐쇄되는 것이다.

3일 카카오는 공지사항을 통해 2019년 1월7일 아고라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알렸다. 2004년 12월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15년 만이다. 카카오는 “온라인 환경과 트렌드 변화로 인해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소통 공간이 많아졌고, 15년의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하여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음 아고라는 특정이슈에 대한 토론부터, 국민청원에 이르기까지 온라인에서의 ‘광장’ 역할을 해왔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글을 올리면, 여기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댓글이 주루룩 달리며 토론에 불을 붙였다. 아고라가 전성기였던 시절은 이명박 정부 때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이 서울 시내 광장을 메울 때 아고라 역시 토론으로 불타올랐다. 이 때문에 아고라는 ‘제2의 명동성당’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아고라를 곱게 보지 않았고, 여론조작 수단으로 삼았다. 당시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를 받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댓글부대’의 주요한 활동 무대였던 셈이다. 당시 경찰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조회수를 조작한 누리꾼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아고라에 경제관련 논평을 올렸던 필명 ‘미네르바’를 구속해 최악의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잘 나갔던 ‘아고라’가 문을 닫게 된 것은 아고라의 대체재가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오늘의유머·클리앙 등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활성화되면서 토론의 장이 넓어졌고, 트위터·페이스북, 최근엔 유튜브에 이르기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소통을 할 수 있는 수단도 많아졌다. ‘청원’ 게시판 역할은 청와대가 가져간 지 오래다.

카카오는 내달 7일 서비스를 종료한 뒤, 내년 4월1일까지 백업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고라와 함께 다음의 여성전용 게시판 ‘미즈넷’도 문을 닫는다. 서비스 종료일은 1월14일로, 내년 4월7일까지 본인이 올린 글을 갈무리 받을 수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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