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04 10:12
수정 : 2018.12.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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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우 풀러스 대표. 풀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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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우 풀러스 신임대표 인터뷰
“해외사업자 견줘 데이터가 경쟁우위
데이터 끊기면 모빌리티 실험 불가능”
‘2회 운행제한’ 없으면 사실상 ‘우버형’
“우버는 모빌리티 혁신 종점 아냐…
기존 종사자 도울 방안 정부가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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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우 풀러스 대표. 풀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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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업체에) 카풀 운행을 하루 2번만 하라는 것은 게임을 하루 한시간만 하라고 (게임업체를) 규제하는 것과 같다.”
카풀 스타트업 업체인 ‘풀러스’의 서영우(39) 새 대표는 지난달 30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카풀’ 규제 완화와 관련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하루 2회 운행 제한’에 반대했다. 그는 “한국 토종기업이 해외기업들에 모빌리티 시장을 빼앗기지 않도록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풀러스는 ‘1세대 카풀’ 스타트업이다. 에스케이(SK)·네이버·미래에셋 등에서 수백억원 투자를 유치했지만 사업 부진을 겪어왔다. 지난 6월 김태호 전 대표가 사임하고 수십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서 대표는 지난 7월 풀러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지난달 26일 카풀 이용자에게 풀러스의 주식을 배분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풀러스 투게더’라는 새로운 경영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 대표는 ‘모빌리티 혁명’을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넘어서는 변화라고 강조하며, 핵심을 데이터로 봤다. “다음과 네이버는 다음카페와 네이버 지식인에 있는 데이터로 검색시장에서 구글을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동영상 시장을 유튜브에 빼앗긴 것은 국내 사업자에 대한 차별적 규제 때문이었다. 국내 모빌리티 사업자들은 해외 기술기반 모빌리티 기업에 견줘 준비가 안돼 있지만, 데이터를 잘 발전만 시키면 나중에 해외 사업자들이 들어와도 이길 수 있다.”
카풀 규제 완화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하루 운행 2회 제한’에 반대하는 논리도 바로 ‘데이터’다. “데이터가 끊기면 모빌리티 혁신도 없다”는 주장이다.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할 “데이터가 단절되므로 서비스를 완성할 수 없고 기업의 다양한 실험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국외 업체들에 견줘 기술도 부족한데 그나마 경쟁우위라 할 수 있는 데이터마저 발전시키지 못한다면 승산이 없다는 주장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풀러스가 ‘하루 운행 2회 제한’ 규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2회로 제한될 경우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풀러스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카풀뿐 아니라 택시·대리운전 서비스도 하지만, 카풀 사업모델밖에 없는 풀러스는 2회 운행으로는 수지를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다.
서 대표의 말처럼 운행 횟수나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카풀은 완전한 승차공유 모델인 ‘우버’형 모델에 가까워진다. 그러나 그는 “우버를 모빌리티 혁명의 종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카풀은 사용자들끼리 ‘만나는’ 그전에 없던 모빌리티 혁신의 아이콘이 될 것이고, 이게 풀리면 다른 것도 실타래처럼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형 모델은 목표가 아니며 카풀 사업을 통해 더 다양한 사업영역을 개발하겠다는 말이다.
서 대표는 ‘하루 2회 제한 반대’에서 한발 더 나아간 규제완화의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공유경제 산업에 대해 “대기업 등에 집중돼 있던 비즈니스를 잘게 쪼개 더 많은 사람이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옛 산업에 종사하며 새 산업의 피해를 입은 국민을 어떻게 구제하고, 새로운 사업자들에게서 어떤 걸(세금 등) 분배 받을지에 대한 준비를 지금 당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의 택시업계를 설득할 묘안이 그에게는 아직 없는 셈이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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