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앱’의 배신? 나쁜기억지우개, 고객정보 판매 시도 논란

청소년 익명 상담 앱 ‘나쁜기억지우개’
고객 상담 정보 제3자에 판매 추진해와
방통위, 정보 불법판매 여부 조사 착수

청소년들이 고민을 털어놓기 위해 많이 찾는 익명 고민상담 모바일 앱 ‘나쁜 기억 지우개’를 운영하는 나쁜기억지우개가 이용자들의 정보를 정리해 판매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법 위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사실조사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

방통위는 “이용자 본인의 명시적인 동의 없는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의 수집과 이용자 정보의 제3자 제공 등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조사한 뒤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나쁜기억지우개는 지난해 10월 상담 고객의 출생연도, 성별, 위치정보, 고민 글 내용, 작성 날짜 등이 담긴 정보를 월 500만원을 받고 제3자에게 판매하려고 한 것으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졌다. 2016년 나온 나쁜 기억 지우개 앱은 가족과 친구 등에게 털어놓지 못할 비밀과 고민들을 익명으로 풀어냄으로써 위로받는다는 취지로 그동안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힐링 앱’이란 평가를 받으며 5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이에 이용자들이 “기댈 곳 없어 이 앱이라도 믿으면서 고민을 털어놨던 아이들의 정보를 팔려고 하는 게 말이 되냐. 누군가가 범죄에 악용하면 어떡하냐. 더욱이 익명으로 고민을 올리더라도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된다고 홍보하지 않았냐”고 반발하며 논란이 일었다. 이용자들은 “청소년들의 고민 상담 내용으로 돈벌이를 하려고 하는 게 말이 되냐”는 반응도 보였다.

나쁜기억지우개 쪽은 앱 공지난을 통해 “저희가 잘못한 일은, 약관에만 적어놓고 고민 나눔에 올라온 고민 글을 통계 등의 용도로 판매하려고 했다는 점”이라고 해명했다. 고객 정보를 판매하려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쁜 기억 지우개의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고 고객의 개인정보를 캐내지는 않는다. 이름에 대한 확인 절차도 없고 주민등록번호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