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돕는 리테일봇 등 ‘삼성봇’ 3종
입는 보행보조로봇 젬스 3종도
작년 첫 선 보인 엘지 ‘클로이’와
외양 비슷하지만 타깃 소비자 달라
삼성전자 CES2019에서 공개한 로봇들. 왼쪽부터 삼성봇 리테일, 삼성봇 케어, 삼성봇 에어. 삼성전자 제공
지(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로봇을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시이에스)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엘지전자는 앞서 입는 로봇 ‘클로이 수트봇’과 ‘서빙·가이드 로봇’을 공개한 바 있는데, 삼성전자 역시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과 헬스케어·공기청정·리테일 로봇을 선보였다. 두 회사의 로봇들은 비슷한 듯 달랐다.
삼성전자는 7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시이에스에서 프레스컨퍼런스를 통해 차세대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삼성봇’ 3종과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 3종을 깜짝 공개했다.
삼성봇은 어르신 돌봄에 특화된 ‘케어봇’, 공기청정 기능이 들어간 ‘에어봇’, 쇼핑·서빙에 특화된 ‘리테일봇’ 등 3종이다. 로봇의 얼굴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가 달린 원통형 로봇으로 모두 똑같이 바퀴로 주행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엘지전자가 전시하는 클로이 가이드봇(안내)·서브봇(서빙)·포터봇(짐 운반)·카트봇(쇼핑)이 동일한 주행장치에 기능에 따라 상단 구조만 다른 것과 유사하다. 다만 삼성봇의 높이가 성인 무릎에서 허리 정도로 엘지클로이봇에 비해 다소 작다.
삼성 케어봇은 액정에 손가락을 대면 혈압과 심장박동 등을 측정해 준다. 앱을 통해 투약 일정을 기록해두면 약먹을 시간을 알려준다. 가족, 주치의 등 사용자가 승인한 사람이 스마트폰을 통해 건강관리 일정을 설정하고 모니터링도 할 수 있다. 낙상·심정지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있어 위급상황이 되면 자동으로 소방서나 가족에게 알림을 전달해주기도 한다. 스트레칭과 같이 집에서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운동을 제안하기도 하는데, 로봇이 운동 영상에 따라 몸통을 움직이거나 고개(디스플레이)를 돌리기도 한다.
LG전자 박일평 CTO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9에서 엘지 로봇 클로이과 함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리테일봇은 쇼핑몰이나 음식점·상품매장 등 리테일 매장에 맞춰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상품을 추천하고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배달해준다. 전면엔 큰 디스플레이가 있어 상품 정보와 매장 위치를 고객에게 보여주고 길 안내를 해주는 식이다. 전면에 근거리무선통신(NFC) 리더가 있어서 상품 결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엘지의 클로이 가이드봇·서브봇·카트봇과 유사하다. 에어봇은 집안에 설치된 공기질 센서와 연동해 집안 공기를 관리하고 오염된 위치를 파악해 공기청정기를 돌린다.
엘지와 삼성의 입는 로봇은 부족한 근력을 보조해준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타깃이 다르다. 엘지 클로이 수트봇이 산업용이라면, 삼성의 젬스는 헬스케어용에 가깝다. 삼성이 이번에 공개한 젬스는 고관절(H)·무릎(K)·발목(A)에 착용해 근육의 부하를 덜어주고 에너지 소모를 줄여주는 효과를 낸다. 노인들이 착용하면 손쉽게 걸을 수 있지만, 재활이 필요하거나 근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들은 부하를 늘려 운동용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관절과 무릎용 로봇은 임상실험을 통해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의학적 결과가 입증됐다”며 “의료기기는 규제가 있어서 어떤 형태로 출시할지는 고민 중이지만, 100만원대로 시장에서 알맞은 가격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은 인공지능은 물론 통신·센서·기계장치 기술 등이 총 망라된 기술 집약체다. 엘지와 삼성의 로봇들은 국내 굴지의 두 회사가 인공지능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목표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준다. 이날 저녁 박일평 엘지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시이에스 공식행사인 키노트 마지막에 클로이를 연단에 등장시켜, 연사를 소개하거나 맥주를 배달시키는 볼거리를 제공했다. 엘지 클로이와 삼성봇이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로보틱스 분야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라스베이거스/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9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헬스케어용 로봇 젬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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