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29 11:00
수정 : 2019.05.2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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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고어먼 GSMA 아시아태평양 대표가 27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아태지역 5G 최고경영자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GSM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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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 회의서 취재진 만난 GSMA
“화웨이 제재 영향 있나” 질문에
“다른 벤더 선택하면 돼…영향 없다”
“화웨이가 해결해야 할 문제” 발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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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고어먼 GSMA 아시아태평양 대표가 27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아태지역 5G 최고경영자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GSM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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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 750여곳을 회원사로 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간부가 최근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두고 “네트워크 구축에 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화웨이 외에 다른 사업자를 선택하면 된다는 뜻으로, 화웨이 편을 들던 GSMA마저 등을 돌렸다.
27일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 5G 최고경영자 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줄리언 고어먼 GSMA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취재진을 만나 “화웨이 제제로 망 구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어떤 장비회사(벤더)를 선택하느냐는 네트워크 사업자의 몫”이라며 “화웨이가 큰 장비업체긴 하지만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기 때문에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다른 3개 회사(삼성·에릭슨·노키아)를 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언론이 이 사건을 크게 다루고 있지만 지난 20년 역사를 보면 여러 벤더회사들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이 늘 있었다”며 “(제재는) 벤더회사가 스스로 해결해야(deal with) 하는 문제”라고도 덧붙였다.
줄리언 대표는 화웨이 제재를 직접 거론하는 것도 조심스러워했다. “GSMA가 지난 2월에는 유럽 의회에 화웨이 제재 반대 서신을 보냈다는데 (이번엔) 왜 태도가 바뀌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우리는 어느 서신에서든 화웨이를 특정한 적이 없다”며 “모든 벤더를 공평하게 다뤄야 한다는 취지를 전달했을 뿐이다”고 했다. 회의 도중 연사들이 화웨이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벤더사업을 다루는 과정에서 잠시 언급된 것일 뿐 화웨이라는 곳을 특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합회 역할은 전세계 5세대(5G) 통신망을 구축하는 일이므로 개별 회사에 대해서는 말할 것이 없다”고 했다.
GSMA는 지난 2월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될 무렵 유럽 의회에 서신을 보내 “공정한 경쟁이 4세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듯 5세대도 그래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유럽 언론은 이를 사실상 화웨이를 지지한다는 취지로 해석해 보도했다. 줄리언 대표는 이날 “공급자가 여럿일수록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지만 그 이상의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트럼프 정부가 화웨이 제재 수위를 계속해서 높이자 GSMA의 대응도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악화된 미-중 관계를 반영하듯 미국과 중국 통신사들은 회의에도 나란히 불참했다. GSMA는 이날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 5G 최고경영자 회의’를 열고 동아시아·동남아시아권 8개국의 5세대 통신망 구축 현황을 공유했다. 줄리언 대표는 “두 나라 모두 현지 일정이 많아 참석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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