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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5 19:19 수정 : 2019.11.26 09:58

배달의민족 ‘배달로봇 딜리’ 시범서비스

교내서 스마트폰으로 음식 시키면
배달로봇 정류장 9곳으로 전달

과속방지턱 있으면 알아서 감속
자동차 마주치면 멈췄다가 출발

미·중 로봇은 소포배달·주차대행

 

그래픽_김지야 사진_한겨레 사진팀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오후 3시7분 공과대학 앞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2잔을 시켰다. 오후 3시11분 로봇 ‘딜리’가 배달을 출발했다는 알림톡이 왔다. 모바일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은 이날 건국대에서 로봇배달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페가 있는 드림홀에서 공대까지는 500m가량 떨어져 있다. 딜리는 걷는 사람과 비슷한 시속 4㎞로 움직인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딜리가 어디쯤 왔는지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다. 오후 3시20분, 공대 앞에 딜리가 도착했다. 알림톡의 안내대로 스마트폰 앱에서 버튼을 누르자 커피가 담긴 문이 열렸다. 종이컵과 비슷한 크기의 공간에 커피가 있었는데, 오는 동안 흔들렸는지 커피가 조금 흘러있었다. 온도는 먹기 좋을 정도로 따뜻했다. 길을 가다 딜리를 본 김희진(23·건국대 화장품공학과)씨와 친구들은 연신 사진을 찍었다. 김씨는 “사람이 배달했을 때와 로봇이 배달했을 때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이용해 보고 싶다”고 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날부터 다음달 20일까지 딜리 5대를 활용한 무인 배달 시범 서비스를 건국대에서 한다. 이들은 건국대에 배달로봇 정류장 9곳을 만들었고, 각 정류장에 부착된 큐아르(QR)코드를 인식시키면 건국대 안에 있는 음식점 3곳이 뜬다. 메뉴를 골라 결제하면 음식점에서 목적지인 정류장까지 음식을 배달해준다. 우아한형제들과 건국대는 배달로봇 상용화를 위해 지난 5월 산학협력을 맺었고, 지난 9∼10월 딜리의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첫날인 이날 딜리 서비스 주문은 1시간에 5∼6건꼴로 들어왔다. 점심시간에는 1시간 동안 10건가량 주문이 몰렸다. 주문이 들어가면 음식이 조리되는 데 10∼15분 걸리고, 배달하는 데 7∼10분, 배달을 마친 딜리가 음식점 앞으로 복귀하는 데 7∼10분이 걸린다. 딜리 1대가 1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주문은 1∼2건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학교 안에 배민 로봇관제센터가 있는데 피크 타임에는 배달 목적지가 같은 방향인지 등을 고려해서 한 번에 2개의 배달을 처리하도록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조재현(20·건국대 생명공학과)씨는 김밥·계란후라이·에이드를 주문했다. 이 음식을 실은 딜리는 과속방지턱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였고 자동차나 스쿠터를 마주쳤을 땐 멈췄다가 다시 출발했다. 주문 8분 만에 음식을 받아든 조씨는 “라이더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보는데 로봇이 배달하면 이런 뉴스는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날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자율주행 배달로봇 말고도, 식당에서 큐아르(QR)코드로 음식을 주문하고 자율주행 로봇이 서빙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요리 로봇 개발도 착수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외식업과 배달업에 적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딜리버리셀 이사는 “로봇 서비스를 구성원들이 직접 체험해 배달 효율성과 데이터 등을 측정하고, 서비스를 보다 고도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배달로봇과 같은 서비스형 로봇은 해외에서도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의 아마존은 지난 8월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해 소포 배송을 시작했고, 지난 9월 문을 연 중국 베이징 다싱공항은 로봇이 주차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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