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화료 10% 깎아줄 여력 있다

요금서 원가·기대수익률 빼도 ‘남는 장사’
소비자, 시내외·국제 통화료 인하요구 전망

케이티(KT)의 시내·시외·국제전화가 모두 10% 이상의 요금인하 여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케이티는 시외·국제전화에서는 높은 이익을 내왔으나, 시내전화까지 요금인하 여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보통신부는 케이티의 2004년치 영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서비스별 원가보상율을 산정한 결과, 시내전화의 원가보상율이 110%로 나왔다고 10일 밝혔다. 2003년에 99.2%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10.8%포인트 증가했다. 원가보상율이란 원가와 수입을 비교한 수치로, 100%를 웃돌면 요금이 그만큼 원가보다 많다는 뜻이다. 기준치인 100%에는 같은 돈을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율(시내전화는 8.95%)이 이미 포함돼 있다.

정통부는 이번 분석을 근거로 보편적 서비스 손실금 분담 대상에서 시내전화를 제외시켰다. 정통부 관계자는 “2003년에 원가보상율이 100%를 밑돌았던 것은 민영화 뒤 임직원 8천여명을 줄이면서 지급한 명예퇴직금 8천여억원을 시내전화 비용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케이티 시내전화 원가보상율은 2005년에도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기준치인 100%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외·국제전화 등 케이티의 다른 유선전화 서비스의 원가보상율은 시내전화보다도 높다. 케이티가 통신위원회에 제출한 2004년치 영업보고서를 보면, 시외전화는 119%, 국제전화는 130%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뿐만 아니라 유선전화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요금인하 요구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티와 정통부는 그동안 “시내전화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원가보상율이 100%를 밑돈다”는 이유를 내세워, 정액요금제 등을 통해 시내·시외전화 요금을 올리고 유선전화에서 이동전화로 거는(엘엠) 통화시장을 경쟁체제로 바꾸는 것에 반대해왔다. 케이티가 시내전화 요금을 조정하려면 정통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케이티는 “시내전화 원가보상율 증가는 경영합리화 노력 때문”이라며 “요금 인하 여력과 상관없다”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