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 ‘ 후끈’, 위험 틈새 ‘실속’

지난 22일 오전 서울서부지방법원 입찰법정 입구에서 경매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개정을 기다리고 있다. 김종수 기자[e-mail]

최근 법원 경매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법원 경매에 부쳐지는 물건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수요자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값싼 경매 물건이 쏟아지면서 전셋값 정도의 금액으로 내집을 장만하기 위해 법원 경매에 뛰어드는 초보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법원 경매는 수익성이 높은 반면, 위험도 큰 편이다. 잘못된 판단으로 입찰보증금만 날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초보자라면 권리분석을 비롯해 일정한 기초지식을 습득한 뒤 실전에 나서야 하며, 실전에서는 현장 확인을 꼼꼼히 확인하는 등 충분히 발품을 파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틈새시장 노려볼 만=요즘 경매시장에서는 아파트가 단연 인기다. 아파트는 시세 파악이 쉽고 권리 분석이 비교적 간단하다. 이에 따라 감정가격이 시세보다 낮게 매겨진 아파트가 등장하거나 한 번이라도 유찰된 아파트가 나오면 입찰자들이 대거 몰려드는 게 보통이다. 특히 권리상 하자가 없는 아파트는 인기가 매우 높은데, 이런 물건은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해도 큰 실수를 할 가능성도 낮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권리관계가 깨끗한 아파트라면 실제 투자 대상으로는 매력이 없다고 진단한다. 이런 아파트일수록 입찰 경쟁률이 높아져 싼 값에 낙찰받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외견상 골치아플 것 같은 아파트라도 사전에 철저한 권리조사와 탐문을 통해 옥석을 가리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파트 인기…권리분석·탐문 통해 옥석 가려야
대지권 없거나 소액임차인 다수인 곳 노려볼만

일례로 대지권없는 아파트를 꼽을 수 있다. 이런 물건은 대지권이 없어도 감정서에 대지권 가격이 포함됐다면 나중에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소액임차인이 두 사람 이상인 아파트도 틈새시장에 해당된다. 소액임차인이 많으면 명도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소액임차인들은 법원으로부터 우선변제를 받아 집을 비우게 되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대항력까지 갖추고 있어 집을 비우지 않아도 되는 임차인일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

아파트 경매에 참가할 때는 낙찰가액 외에 부대비용도 신경써야 한다. 취득·등록세는 낙찰가액의 4.6%에 이르며, 명도에 드는 비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체납된 관리비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관리비의 전용부분과 공용부분 가운데 공용부분에 대한 체납액은 낙찰자가 인수해야 한다.

■ 토지, 상가 투자는 신중하게=환금성이 낮은 토지는 여유자금을 갖고 장기투자하겠다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잘 선택하면 수익이 크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많아 초보자들에게 적합한 종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최근 충청권처럼 개발호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분위기에 휩쓸리거나 주변 사람의 말만 믿고 ‘묻어두기식’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는 매월 일정한 임대료 수입이 있는 게 장점이다. 또 자기 소유의 상가를 가지고 창업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가는 입찰에 들어가기 앞서 현장 조사를 꼼꼼하게 해야 한다. 소유주의 부채가 과다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장사가 잘 안돼 문제가 생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면적의 표시가 등기부등본 기재 내용과 같은지 조사하고, 체납된 관리비 중 공용부분은 얼마나 되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상가 입찰가격을 정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임대 수입을 근거로 상가의 적정 가격을 추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 부족자금은 대출로=자금이 부족할 때는 금융기관에서 판매하는 경매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상호저축은행에서 취급하는 대출상품은 대출 한도액이 낙찰가액의 90%로 넉넉한 반면에, 이자율은 9~13%로 높은 편이다. 솔로몬상호저축은행은 경락 잔금의 90% 이내에서 3억원(법인은 7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금리는 최저 연 9%(변동금리) 선이다. 동부상호저축은행도 아파트, 주택, 근린시설 등을 대상으로 개인 3억원, 법인 80억원까지 빌려주는 경락대출 상품을 판매 중이다. 대출금리는 연 9~13% 선이다.

시중은행 가운데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경매물건을 대상으로 경락잔금을 낙찰가액의 최고 60%까지 대출해주는 ‘안전 경매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출 한도액은 낙찰가액의 60%이며, 대출금리는 최저 연 5.15%(변동금리)이다.

보험사 가운데서도 경매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 삼성화재는 ‘아파트 경락잔금대출’을 내놓았는데, 대출한도는 최고 낙찰대금의 90%까지이고, 대출금리는 연 5.9%이다. 아파트에 대해서만 대출해주는 게 특징이다. 최종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