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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6 11:42 수정 : 2005.04.26 11:42

재건축단지 가격 조정 분위기..장기적 급등 `경고'

정부의 재건축단지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전개되면서 재건축사업이 난항을 겪는 단지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최근 안전진단 직권중지 방침, 건설사 세무조사 의뢰, 관리처분계획 인가 취소 또는 중지 방침, 재건축조사 수도권까지 확대 등 재건축 단지를 겨냥한 고강도 대책을 연달아 내놓았고 경찰도 재건축 비리에 대한 전면 수사를 선언했다.

이같은 정부의 행보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가격 급등을 잡지 않고서는 참여정부의 집값 안정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고민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강남에서 새 아파트를 공급하는 거의 유일한 통로가 재건축이라는 점에서 재건축사업 위축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강남 집값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분양가 인하는 `기본'..소송.절차상 하자가 `변수' = 26일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추는 등 몸사리기에 들어갔다.

잠실 주공2단지는 높게 책정했던 일부 평형의 분양가를 관리처분 총회에서 통과된 분양가 수준으로 환원해 25일 분양승인을 받았다.

강남구 대치동 도곡2차의 경우도 일부 평형의 분양가를 소폭 낮췄다.


하지만 도곡2차는 26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분양승인을 받지 못했으며 27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26일 오전까지 분양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동시분양 참여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건교부가 재건축 추진과정에서 매도청구 시비, 평형배정 논란 등으로 조합원간에 법적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강남구청에 분양승인을 보류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분양승인 과정에서 나타난 두 단지의 엇갈린 희비가 향후 재건축사업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기본이고 조합원 간 내분도 없다면 사업 추진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지만 조합원간 내분으로 소송 등이 진행되고 있다면분양가 인하와 상관없이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기준에서 내달 18일 개발이익환수제 시행 이전에 분양승인을 신청하기위해 서두르고 있는 다른 단지들의 운명도 갈릴 전망이다.

삼성동 AID차관아파트의 경우 일부 평형 조합원들이 낸 재건축결의 동의서 무효확인 소송 1심에서 조합측이 패했고 현재 2심이 진행중이어서 건교부가 문제삼을 가능성이 크다.

AID차관아파트 시공사 관계자는 "조합원간 내분이 있어 일반분양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잠실 주공1단지도 재건축 결의 무효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등 대부분의재건축단지들에서 한 두개씩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잠실 시영아파트의 경우에는 최근 조합 비리가 불거졌지만 조합원간 불화는 없는데다 절차상의 하자도 아직까지는 나오지 않아 분양이 순조로울 것으로 시공사측은 보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관리처분계획에서 통과된 분양가로 내달 초 분양승인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분양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절차상 명백한 하자가 있으면 관리처분계획을 취소 또는 중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어서 의외의 난관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이와 별도로 경찰 수사도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사업치고 관행상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곳은 없다"는 한 건설업체 관계자의 말처럼 재건축사업은 온갖 비리가 난무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만약 시공사나 조합측의 비리가 들통나더라도 해당된 이들만 사법처리될 뿐 재건축사업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비리가 드러날 경우 조합원간 내분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강남 집값, 장기적으로 급등 가능성 = 정부의 강경 방침이 알려진 뒤 강남시장은 매수.매도 문의가 완전히 사라진 채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꿋꿋하게 버티던 호가도 조금은 하락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잠실 갤러리아공인 관계자는 "잠실 주공1단지의 경우 매수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매도 호가는 조금 빠지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조금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 중층 단지들도 거래가 사라지기는 마찬가지다.

태성공인 관계자는 "건교부의 중층 아파트 안전진단 강화 등 조치가 잇따르면서거래 움직임이 없어졌지만 거래 자체가 없기 때문에 호가도 아직까지는 별 변동이없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재건축단지는 그동안 과대평가된 측면이 강한데다 조합원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건축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강남의 수급 불안이 더욱 가중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강남 집값을 부추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 사장은 "지금 나오는 재건축단지 공급이 끝나면 한동안 강남권 공급에 공백이 생기고 2-3년 뒤에는 가격 급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건축단지외의 강남권 일반아파트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강남권 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 이상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강남권 일반 아파트와 분양권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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