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유학 함께 출국한 엄마 관광비자로도 국외주택 산다

2년이상 체류 증명해야

오는 7월부터 국외 체류 기간이 6개월로 한정된 관광비자를 받은 사람도 체류기간 연장 등을 통해 2년 이상 국외 거주할 것이라는 증빙을 갖추면 현지의 거주용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취업이나 학업 등의 목적으로 2년 이상 체류가 가능한 비자를 받아야 국외에서 주택을 살 수 있다.

한국은행 은 24일 6개월 체류 관광비자 소지자도 2년 이상 국외 체류 증명을 갖추면, 한은의 신고수리를 거쳐 현지 거주용 주택을 살 수 있도록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하는 방안을 재정경제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자녀를 국외로 유학보낸 ‘기러기 가족’의 경우 부모 중 한 사람이 자녀의 유학 서류 등을 토대로 2년 이상 체류 증명을 하면, 관광비자만으로도 현지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환전해 가져갈 수 있게 된다. 다만 당사자는 반드시 체류기간을 계속 연장해야 한다. 주택 구입 자금의 환전·송금 규모는 7월부터 현행 30만달러(약 3억원)에서 50만달러(약 5억원)로 확대됐다. 현행 규정은 2년 이상 체류가 가능한 비자를 받고 실제 2년 이상 체류해야 하며, 한은의 신고수리를 거쳐야 주택 구입용 송금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은은 당사자가 관광용 비자의 체류 기간을 연장하지 않거나 실제로 2년 이상 체류하지 않으면서 부동산 취득만을 목적으로 허위신고할 경우에 대비해, 2년 이상 체류 서약서 제출과 함께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체류 사실을 한은에 통보하도록 하는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일래 한은 외환심사팀장은 “자녀 조기유학이 늘면서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국외에서 주택을 구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 견줘 부모가 2년 이상 체류가능한 비자를 받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이번 조처는 이런 현실에 맞춰 관련 규정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