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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8 17:52 수정 : 2005.07.08 17:52

8일 오후 경기도 과천 종합청사 안 건설교통부 기자실에서 추병직 장관이 기업도시 시범사업지 선정 과정과 결과를 밝힌 뒤 전국 지도를 보면서 선정된 도시를 짚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기업도시 시범사업 4곳 선정

8일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무안군 , 충주시 , 원주시 , 무주군 은 평가 주체인 기업도시위원회로부터 균형발전, 환경성, 재정상태, 기반시설 여건 등에서 고른 점수를 받은 곳들이다. 무안이나 무주군의 경우 일찍부터 투자 기업을 유치해 선정이 확실시됐던 곳이고, 원주, 충주도 입지나 참여 기업들의 여건 등을 고려하면 선정 가능성이 높았다.

삼성이나 현대차, 엘지, 에스케이 등 대기업들이 모두 빠지고, 개발이익을 노린 중견기업들이 대거 뛰어든 점도 눈에 띈다. 지자체들이 기업 유치가 어려운 산업교역형이나 지식기반형보다 개발이 쉽고 효과가 빠른 관광 레저형 기업도시에 몰린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환경대책 미비와 부동산 투기 우려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이번에 선정된 시범사업지 4곳과 재심의 대상 지역이 어떤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본다.

전남 무안군=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교역형 기업도시를 신청한 곳이다. 무안군은 이번 시범지역 신청에 앞서 국내외 40여곳의 기업들과 18조5천억원 상당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일찌감치 선정을 낙점 받아뒀다.

2009년까지 무안읍청계면 , 현경면 , 망운면 일대 1220만평이 개발되며, 도시조성비는 2조73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범지역에는 차세대 컴퓨터와 로봇 등을 생산하는 첨단 성장산업단지와 항공물류, 컨벤션센터, 금융·교역·행정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중국 과학기술부 와 대덕연구단지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규모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인데, 앞으로 대 중국 교역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거리가 가까운데다 수도권보다 땅값이 싸고, 서해안고속도로와 무안국제공항(2007년 개항 예정) 등 교통 기반시설이 잘 돼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업시행자는 무안군과 서우, 남화산업, 무안기업도시개발주식회사 등이다. 무안기업도시개발은 삼우이엠씨, 비에스바이오텍, 고려시멘트, 썬월드 등 36개사 컨소시엄으로 운영된다.

충북 충주시=는 기업도시를 ‘그린 테크노폴리스’로 이름짓고 주덕읍 , 이류면 , 가금면 일대 210만평을 지식기반형 기업도시를 개발한다. 예상 도시조성비는 3086억원 규모다. 충주시는 시범사업지 선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예정지 주변지역(87.14㎢)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신청을 냈다. 충주시는 상대적으로 수도권과 가까운 위치인데다, 땅값이 3.3㎡당 1만원대에 불과하고, 후보지 가운데 국·공유지가 76%로 용지 확보가 쉽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다.

충주시와 충청북도, 대한주택공사 등 3개의 공공기관 외에 이수화학, 임광토건, 포스코건설, 동화약품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이수화학이 생명공학센터, 포스코건설의 기술연구소, 동화약품의 의약품 제조·관리연구소, 임광토건의 환경신기술연구소 등이 설립되거나 이전된다. 오는 2006년부터 도시기반 구축을 시작해 2011년까지 산업단지 조성, 2015년까지 도시 기능 활성화 및 지식기반 산업단지의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안-첨단산업단지조성, 중국 교역 거점으로
원주-바이오 복합도시 꿈, 주변땅값 3~10배↑
충주-지식기반형 새 단장, 국 · 공유지가 76%
무주-군 · 대한전선 손잡고 관광레저도시 개발

강원 원주시=는 중앙고속도로 북원주 나들목 근처의 지정면 과 호저면 일대 100만평에 2015년까지 지식기반형 기업도시를 개발한다. 도시조성비는 1603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도시 유치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 외곽 지역 땅값이 2~3년보다 3~10배가량 올랐고, 사업지인 지정·호저면의 8개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사업시행자는 강원도와 원주시, 롯데건설, 국민은행,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등이다. 지난 4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국민은행, 한독산업협동단지, 삼아약품 등과 투자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원주는 중장기적으로 800만평의 지식기반형 바이오 복합기업도시를 조성하기로 하고, 1차로 들어서는 연구개발단지 알앤디(R&D)파크에는 최고 수준의 이공계 대학원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전북 무주군은 대전~통영고속도로 무주 나들목 근처인 안성면 공정리, 금평리, 덕산리 일대 245만평에 대규모 관광레저형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슬로밸리 무주(The Slovalley MUJU)’라는 이름으로 개발되는 이 도시는 2015년까지 조성이 완료될 계획이고, 도시조성비 1926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시행자는 무주군과 대한전선인데, 골프장과 콘도, 캠핑장 뿐 아니라 은퇴자마을, 메디컬센터, 리서치파크, 주말농원, 와인농장, 전시장 등도 함께 도입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이 지역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사내 내부 유보금과 금융기관 대출, 투자자 모집 등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하고 무주군은 토지 등을 현물출자하기로 했다. 대한전선은 이미 무주리조트와 고창 선운레이크밸리 골프장을 인수하는 등 무주일대 개발사업에 참여해왔다. 무주가 최종 사업지로 선정되면 무주리조트와 태권도공원, 이번 사업지를 연결해 3각 관광레저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며, 무주군은 이를 연결하는 모노레일이나 궤도버스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충남 태안, 전남 해남-영암=은 모두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신청을 했다가 심의가 연기됐는데, 간척농지 전용문제나 환경보전대책 등이 추가로 마련되면 선정이 유력해 보인다.

해남-영암은 이른바 ‘제이(J)프로젝트’로 알려진 사업으로, 해남군 산이면영암군 삼호읍 일대가 사업터다. 도시조성비는 2조7813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전경련, 관광공사컨소시엄 등과 투자합의각서에 서명하고 서남해안권 간척지 3032만평을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시설은 카지노 등 위락시설이 328만평, 골프장이 916만평, 요트전용 항구 및 호텔이 400만평, 주거시설 216만평 등이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던 태안은 오는 2010년까지 태안읍 천수만 일대 473만평을 개발할 계획이다. 태안군 과 현대건설이 사업시행자로, 생태체험공원, 스포츠공원, 청소년문화공원, 테마파크 등을 만든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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