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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31 10:51 수정 : 2005.08.31 10:51

"드디어 뚜껑은 열렸다"

31일 정부의 종합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가운데 시장은 일단 숨을 죽이고 정부 대책이 미칠 영향력을 가늠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과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일단 조정기간을 거치면서 침체기에 빠지겠지만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시장이 재편돼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중개업자들 "어쩔 수 있나.. 한동안은 어려울 듯" = 일선 중개업자들은 정부 정책으로 거래가 위축돼 부동산 경기가 한동안은 침체기를 거칠 수밖에 없다고 걱정하며 시름에 잠겨있다.

송파구 송파동 대륙공인의 임일환 사장은 "정부 정책 발표 전부터 매수도, 매도도 실종돼 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은 채 관망세에 빠져있다"며 "정부 정책으로 집값 하락과 시장침체는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임 사장은 "다만 양도세 중과 시점을 유예해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처분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은평구 불광동 천일공인 김기대 사장은 "정부 대책이 발표되기 보름전부터 시장은 `올스톱'이 됐다"며 "정책이 진행되면서 일반 아파트는 가격이 5-10% 정도는 빠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정부 대책이 부동산 시장에 불러올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강남구 신사동 강남공인 이재상 사장은 "세금정책과 공급확대 방안이 함께 나왔지만 수요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세금이기 때문에 무거워진 세금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는 많이 침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사장은 "일례로 세금 중과 정책으로 인해 전세 시장은 예년에 비해 한달 정도 빨리 가격 상승이 일어나 결과적으로 가을 이사철이 그만큼 빨라졌다"며 "매매 시장을 누르니 전세 시장이 들썩이는 결과"라고 말했다.

정부 대책이 그동안 언론을 통해 조금씩 노출돼 국민들은 정부 대책을 충분히 학습했기 때문에 충격이 예상보다 덜 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부동산뱅크 공인 노경호 사장은 "정부 대책이 발표됐으니 당분간 거래가 위축되겠지만 어차피 대책이라는 것이 그동안 언론을 통해 언급됐던 내용이기 때문에 영향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전문가들 "대책 발표 이후가 중요" = 일단 정부 대책으로 인해 서울 강남, 분당, 용인 등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의 주택 가격 조정은 불가피해졌고 시장 불안에 의해 전세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정부의 대책이 세금과 공급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고 있어 지난 10.29 대책 때보다 충격의 강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 중대형과 재건축 아파트들은 10% 정도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고 대표는 "또 뉴타운 개발과 공공택지 물량 증가로 인해 당분간은 기존 주택을 구입하는 것보다 전세를 살면서 신규 물량 분양을 기다리는 편을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상 앞으로 관계 기관과 원활한 협력 하에 정책들을 매끄럽게 진행시켜 시장의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정부 발표 이후 시장이 지속적으로 안정되느냐는 정책이 어떻게 실현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특히 공급 방안과 관련해 어느 지역을 개발한다는 발표만 있고 막상 개발이 되지 않으면 땅값만 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정부 대책으로 시장이 너무 급속도로 위축되면 경제 전체에 주름살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원만히 집을 사고 팔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사장은 "특히 송파구 신도시 개발로 인해 인근 땅값이 벌써부터 급등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보완책을 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정부의 공급 확대책은 일단 환영하지만 이에 앞서 철저한 시장조사와 수요 분석 등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런 작업은 빠진 것 같아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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