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기한 끝난 공공임대주택, 임대연장 추진

경기 성남시 ‘판교 산운마을’ 10년 임대아파트 단지. LH 제공

국토부, 내달 지원방안 확정
“LH주택은 기간 연장
민간건설사 주택은
임차인이 분양 전환 거절하면
LH가 사들여 9년 재임대“

전용 84㎡이 9억∼10억이나
“판교 산운마을 등
분양가 산정 기준은 못바꿔
분양 원하면 장기저리 대출“

경기 성남시 ‘판교 산운마을’ 10년 임대아파트 단지. LH 제공

10년 공공임대주택의 분양전환 때 임차인이 우선 분양을 포기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해당 주택을 건설사로부터 대신 사들여 거주 중인 임차인에게 다시 임대해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분양전환을 받는 임차인에게는 주택도시기금에서 저리의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방안을 포함한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지원방안’을 다음달 확정해 내놓겠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10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집단 민원이 발생하면서 최근 국회에서 관련 법이 발의되는 등 10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 가격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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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공공임대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 또는 민간건설사가 정부의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공공택지에 건설한 주택으로,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경기 판교새도시부터 공급됐다. 임차인이 시세의 65% 이하 저렴한 임대료로 10년간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엘에이치 6만6천가구, 민간건설사 5만4천가구 등 12만가구가 공급됐다.

그러나 최근 1만1천가구가 몰려 있는 판교 10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 시기가 다가오면서 분양전환 가격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다. 5년 공공임대는 조성원가와 감정평가 금액의 산술 평균으로 분양가가 결정되는 반면, 10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가는 ‘분양전환 시점 감정평가 금액 이하’로 정해지는 게 불씨가 됐다. 최근 몇년 새 판교 등 수도권 인기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면서 10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감정평가 금액이 통상 시세의 80~90% 선에서 결정되는 것을 고려할 때 판교새도시 10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가격은 전용 84㎡ 기준으로 9억∼1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0년 공공임대 주민들은 분양가를 5년 공공임대처럼 조성원가와 감정평가 금액의 산술평균으로 해주거나 분양가 상한제 적용 금액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10년 공공임대 입주민 협의회’를 결성해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리고 집회를 여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정부는 그러나 주택 공급 당시 정해져 있던 분양가 산정 기준을 바꿀 수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기준을 바꾼다면 새로 공급되는 주택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시장에선 분양전환을 받은 기존 계약자와의 형평성, 판교 등 특정 지역에만 과도한 시세차익을 제공하는 특혜 논란 등이 제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10년 공공임대 가운데 이미 분양전환을 마친 주택은 전국 3만가구로, 현행 규정은 임대 기간 5년이 지난 뒤에는 건설사와 임차인 합의로 조기 분양전환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다음달 발표하는 지원대책에서 엘에이치 10년 공공임대는 임대기간을 연장하고 건설사의 임대기간 연장이 어려운 경우엔 엘에이치가 건설사로부터 해당 주택을 대신 매입한 뒤, 임차인에게 최장 9년간 해당 주택을 재임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또 분양전환시 임차인과 사업자의 사전협의를 의무화하고 임차인이 우선분양을 받는 경우 주택도시기금에서 장기저리로 대출해주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과 관계자는 “10년 공공임대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한 종합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다음달 정부안을 내놓고 국회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10년 공공임대 임차인이 우선 분양전환에 응하지 않는 경우 임대기간을 최장 8년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공공주택 특별법과 민간임대주택법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종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