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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0 17:31 수정 : 2005.01.20 17:31


안갯속 테마장세…지어소프트등 급등락 반복
증권사 창구에 “종목 찍어 달라”요구 ‘밀물’
중소형주는 리서치 사각지대…판단 신중해야

“개인투자자 한 분은 1억원을 들고와서 뜰만한 코스닥 종목을 찍어달라고 하더군요." (한 증권사 영업점 과장)

코스닥시장이 연일 열기를 내뿜으면서 증시에 등을 돌렸던 개인들이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증권사 영업직원들도 특정 종목을 선뜻 추천하기가 망설여진다. 코스닥시장이 ‘테마 장세’인 탓에 추천한 종목이 시세 분출을 지속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난처한 투자자들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6일 동안 상한가 종목이 하루 100개를 넘어섰다. 코스닥 종목이 906개임을 감안하면 적어도 9개 가운데 하나는 날마다 상한가를 친 셈이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이 테마별로 순환매 양상을 보이고 있어 투자할 종목을 고르는 일은 만만치 않다. 특히 테마주 자체가 실적과는 무관하게 오르는 데다, 주가의 변동성도 심해 주가가 어느 순간에 빠질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선인터넷 테마주로 분류돼 나흘 연속 상한가를 쳤던 지어소프트는 이틀 급락, 하루 상한가 양상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다가 지난 17일 5% 이상 빠졌던 지어소프트는 19~20일 이틀간 다시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6일 연속 상한가를 치면서 감리종목에 지정된 바이오랜드는 18일 주가가 2% 넘게 밀리더니 19일 다시 상한가까지 올랐고 20일에는 7% 이상 급락했다.


홈네트워크 관련주 동문정보는 나흘 연속 상한가 기록 뒤 20일 하한가 가까이 추락했다. 한치 앞도 가늠하기 힘든 ‘널뛰기 주가’이다보니 테마주에 투자했다가 자칫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반면에 연일 상한가를 치는, 이른바 ‘뜨는’ 테마주들의 경우 상한가 매수 주문을 내더라도 증시 개장 전에 매수 대기자가 이미 잔뜩 몰려 있어 주식을 사는 것이 아예 불가능할 지경이다.

투자자들로부터 코스닥 종목 추천 요구가 쇄도하지만 증권사 직원들도 난감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고봉준 대신증권 서초지점장은 “투자자들은 불안해 하면서도 과열이다 싶은 코스닥 종목들 중에서 추천해 달라는 요구를 많이 한다”며 “원하는 투자자들에겐 테마주 가운데 가장 괜찮아 보이는 종목 1~3개를 추천해주지만, 비중은 조금만 편입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최영진 한화증권 대치지점 과장은 “테마주는 가격이 많이 올라있어 실적 대비 저평가 종목을 추천하는 편인데,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추천해 주지 않는다는 항의가 들어올 때면 난감하다”고 말했다.

증권사 리서치도 한계 =투자자들이 코스닥 기업에 투자할 때 참고할 만한 자료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증권사들이 보고서를 내는 코스닥 기업은 100개에도 못미친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 엘지투자증권이 68개 기업으로 가장 많고, 대우증권이 66개, 삼성증권이 61개, 현대증권이 54개, 대신증권이 52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증권사 분석 대상은 대형주 위주여서 지금 강세를 보이는 중소형주 중심의 테마주에 관해 깊이있는 분석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박종현 엘지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요즘 영업직원과 투자자들로부터 코스닥 중소형 종목까지 분석 대상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많은데, 이는 인력이 뒤따라야 하는 부분”이라며 “애널리스트 한명이 최대 15개 기업을 맡는데, 증권사들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인력을 늘릴 형편이 못된다”고 말했다.

분석보고서 감독규정도 강화돼 종목 추천이 쉽지 않다. 박종현 팀장은 “예전에는 특정 테마주가 유망하다는 보고서를 쓸 수 있었지만, 요즘은 이익모델 등이 갖춰지지 않은 종목을 추천했다가는 감독규정에 저촉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실적이 뒷받침된 우량 종목에 투자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르든지, 아니면 투자자 개인의 신중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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