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4.19 19:56
수정 : 2015.04.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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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7년여 만에 700선을 돌파한 지난 17일 오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706.90으로 상승 마감하며 7년3개월여 만에 700을 넘겼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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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과열조짐 시장에 경고
주가순자산비율 2.2배로 치솟아
흑자기업 비중 4년새 75%→68%
증권업계가 과열 조짐을 보이는 코스닥시장에 대해 ‘단기적 흥분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올해 초 지수 500선에서 넉달 만에 700선을 돌파했다.
19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코스닥시장의 전체 종목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20배까지 치솟았다. 주가순자산비율(주가/주당순자산)은 코스닥시장 대상 기업의 장부상 순자산가치에 견줘 시장 주식가격이 과소·과대 평가된 정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1.00배를 기준으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고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주가순자산비율은 지난 1월2일 1.72배로 출발해 지난달 20일 2.00배를 돌파한 뒤에도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주가순자산비율이 2배 이상을 기록한 건 2007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시장의 과열 조짐은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 역시 올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였지만, 19일 현재 1.25배로 올해 초(1.12배) 이후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최근 4년 사이에도 1.11~1.25배 선을 벗어난 적이 없다.
‘비이성적 과열’ 양상은 코스닥 기업의 실적을 통해서도 가늠해볼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달 낸 보고서를 보면, 코스닥 등록 기업 가운데 흑자 기업 비중은 2010년 75.4%에서 지난해 상반기 68.2%까지 하락했다. 기업 실적은 좋지 않음에도 빚을 내 코스닥에 투자하는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코스닥 신용융자잔액은 지난해 말 2조5000억원에서 최근 3조7000억원까지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잔액 증가액(8000억원)보다 4000억원이나 많다.
증권가에서도 코스닥 투자에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은 시장이 약해지면, 더 쉽게 충격을 받는 시장이다. 주가의 단기 급증에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일시에 빠져나가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 여건이 중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단기적 흥분은 경계한다”고 했고,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은 “기관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의하면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으로 투자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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