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9.29 20:17
수정 : 2015.09.30 10:38
내수 기업은 ‘전년동기 대비’ 중시
보고서 제목에도 힌트 숨어 있어
목표가 설명 대목 꼼꼼히 봐야
매도 보고서를 거의 내지 않는 관행 속에서 증권분석가(애널리스트)들은 종종 매수 의견을 담은 보고서에서 모호한 표현으로 ‘숨은 뜻’을 전달하기도 한다. 투자자들이 보고서의 행간을 읽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증권분석가들이 기업 분석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자들에게도 자료를 제공할 목적을 갖고 있다. 텍스트 위주로 보고서를 읽는 개인투자자들도 전문적인 투자자를 위해 보고서에 첨부한 각종 재무제표를 눈여겨봐야 한다. 한 예로, 증권분석가가 기업의 영업이익이 다음 분기, 혹은 다음 연도에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가정하자. 이럴 경우엔 보고서에 ‘매수 의견’이 적혀 있더라도 분석가는 실제로 이 기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업종에 따른 차이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격 변동폭이 적고 수요도 비교적 안정적인 식품 등 내수 소비재 기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로 실적 전망치를 가늠하는 것이 좋다. 이에 비해 반도체·정보기술(IT) 등 기존 제품의 가격이 점점 떨어지고 수요 예측도 어려운 업종은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봐야 한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단기적인 분위기 전달용 힌트는 보고서 제목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분석가가 매수 의견을 제시했더라도 ‘가격 하락이 시작됐다’ ‘눈높이를 낮춰라’ ‘바닥 찾기’ 등 애매모호하거나 부정적 제목이 달렸다면 실적 전망이나 주가수익률(PER·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 보여주는 지표) 등의 지표를 꼼꼼하게 읽어봐야 한다. 반면 싼값에 물건을 구매할 기회라는 뜻의 ‘바겐세일’ 혹은 ‘편안하다’는 식의 단어가 포함됐다면 긍정적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의도다. 분석가가 매수·매도 의견을 밝히고 목표가를 제시한 이유를 적시한 부분(대개 보고서 요약문의 마지막 단락)에 긍정적 전망이 담겼는지 여부도 눈여겨볼 만하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장은 “주가수익률, 주당순이익(EPS·당기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것), 주당순자산가치(BPS·순자산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것) 등 분석가들이 측정한 기업의 가치 지표를 정확히 이해해야 소문이나 이벤트에 흔들리지 않고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효진 기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