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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6.19 15:22 수정 : 2016.06.19 22:52

해외 기관투자자들 지적
거래소, 홍콩·싱가포르서 IR
카카오 등 코스닥 기업 16곳 참가
200회 넘는 일대일 설명회 성황

바이오 등 신산업 성장성 기대 속
영문공시 부족·CEO 리스크 지적
“아들한테 물려줄 거냐” 묻기도

13일 홍콩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코스닥 글로벌 기업설명(IR) 컨퍼런스에 참석한 코스닥 기업 관계자들이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 위원장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 코스닥은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아시아 시장 중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준비된 곳은 한국 정도입니다.”

지난 15일 싱가포르 한 호텔에서 진행된 한국거래소 주최 코스닥 글로벌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한 글로벌자산운용사 조 햄브로(JO Hambro)의 넛젬 리찰(Nudgem Richyal)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종목 기초체력(펀더멘탈)을 보고 장기투자하는 상황에서, 미국·일본처럼 한국 주식시장도 업종이 다양해지고 코스닥 바이오 업종 등 새 업종이 성장할 것이라 생각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아시아 관련 운용자산규모만 12조원에 이른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3, 15일 홍콩과 싱가포르 현지 기관투자자·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코스닥 기업 16개의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카카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더불어 제약업체 엑세스바이오·비씨월드제약, 엔터테인먼트업체 미스터블루·위메이드, 유통업체 아이에스이(ISE)커머스 등 여러 업종이 고루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기업설명회 경험이나 자금·인력이 부족한 코스닥 업체들을 외국 기관에 알려 투자를 유치하고자 기획됐다. 현재 코스닥 시장은 개인투자자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9.7%에 그친다.

현지 기관들의 관심은 예상을 웃돌았다. 홍콩(123회)과 싱가포르(94회)에서 모두 200회가 넘는 일대일 설명회를 열었는데 참여한 현지 기관은 55곳에 이른다.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들도 대부분 10곳 안팎의 기관을 접촉할 수 있었다. 김재준 거래소 코스닥위원장은 “기관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건 알려지지 않은 개별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 외에 한국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도 높은 관심의 배경이다. 넛젬 리찰 매니저는 “대부분 기업들이 영문공시를 하지 않고 블룸버그 등 영문뉴스에서 정보를 찾기도 힘들다”고 짚었다. 참여 기업 중 시총이 가장 작았던 티피시 메카트로닉스 이용우 상무는 “당장 투자자금을 유치하려기보다 새로 진출할 로봇 사업 등과 관련해 외국 홍보 목적으로 왔다”고 말했다.

기관들의 주된 궁금증은 기업 실적, 새 제품 계획, 사업전망이었지만 공통된 우려 사항은 단연 지배구조 문제였다.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는 “기관들이 회사 주주구성까지 꼼꼼하게 질문해 놀랐다. 대주주와 이해관계자 지분은 물론, 아들이 뭘 하느냐(회사 경영권을 물려줄 것이냐)까지 물었다”고 말했다. 코스피 대형 종목은 대주주가 적은 지분으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제가 있는 반면 코스닥 상장사들은 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 지분율이 높다보니 대기업과는 다른 차원의 ‘시이오(CEO) 리스크’가 존재한다. 경영 능력을 따지지 않은 가족 승계가 초래할 위험은 코스닥·코스피 기업 모두에 해당된다. 김재준 위원장은 “지분율이 높은 대주주가 최고 경영자, 펀딩(자금조달), 연구개발(R&D)까지 도맡아 하는 코스닥 기업 구조에서 시이오 리스크는 중요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면서 “코스닥 상장 기업들이 이런 문제가 있는 기업은 퇴출해달라고 거래소에 요구하는 등 자정기능이 작동하면서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 기관들은 또 대주주 지분율이 높을 경우 유통주식수가 적어 거래량이 많지 않은 점도 투자 때 우려되는 사항으로 꼽았다고 현지 참가 기업들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국외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주주구성을 개인이 아니라 기관·외국인 중심으로 차차 바꿔나가면 시장 신뢰를 얻어 주가 안정성을 꾀할 수 있다”며 코스닥 기업들이 국내외 기업설명회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시장과 소통할 것을 당부했다.

홍콩·싱가포르/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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