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11.10 15:52 수정 : 2016.11.10 21:31

코스닥이 약세다.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600 밑으로 내려갔을 정도다. 시장에서는 하락 원인으로 수급 악화를 꼽고 있다. 올 7~8월에 신용잔고가 크게 늘었는데 이게 만기가 되면서 매도 물량이 늘어났다는 거다. 지난 2년간 투자자들은 코스닥 종목에 대한 신용융자를 대폭 늘렸다. 중소형주가 시장을 주도해 코스닥 종목이 짧은 시간에 높은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번에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코스닥 주가가 정체에 빠지자 외상으로 산 주식을 팔아 하락 위험을 방어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3분기 실적은 코스닥이 거래소보다 낫다. 지금까지 집계 결과를 보면 거래소는 2분기에 비해 매출과 이익 모두가 줄었지만 코스닥은 반대로 늘었다. 외국인이나 기관 매도도 거래소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월초 이후 11.9% 떨어졌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 4.1%의 세 배에 해당한다.

코스닥 하락을 수급에 국한하면 안 된다. 근본적인 요인을 찾아야 하는데, 기대가 무너진 게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장기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종목은 상승이 끝난 뒤에 바로 시장의 중심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상당 기간 상승세를 이어가는 게 일반적인데 과거 조선주도 그랬다. 2003년에서 2007년까지 4년간 20배 가까이 올랐는데 그 영향으로 조선 경기가 꺾인 후에도 주가가 다시 사상 최고치에 도전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000년 아이티(IT)도 비슷하다. 버블이 붕괴될 때까지 상승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던지 버블이 사라지고 몇 년이 지난 후까지도 최우선 투자 종목에서 아이티가 빠지지 않았다. 지난 1년간 코스닥시장이 재상승할 거란 기대가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지수가 40% 오를 정도로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인데, 그 후광이 1년 가까이 계속되다 10월에 약해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성장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것도 코스닥 하락에 한몫을 했다. 코스닥 주가는 성장에 대한 기대가 최고조에 달할 때 빠르고 크게 상승한다. 그때가 지나고 나면 기대가 현실화될 수 없다는 실망감 때문에 주가가 다시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바이오가 성장을 대표하는 종목들이었는데, 9월 이후 빠르게 하락하면서 코스닥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꺾이고 나면 그 국면을 끌고 왔던 종목 역시 사라진다. 주가가 다시 상승하더라도 테마나 종목이 바뀌어야 하는데, 이들 종목이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지금 코스닥시장은 반등 말고는 딱히 기대할 만한 부분이 없다. 투자자들은 이미 코스닥으로 대표되는 중소형주가 상승의 중심에서 밀려났다고 인정하고 있다. 새로운 종목이 아니라 과거 종목으로는 지금의 약세를 되돌릴 방법이 없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