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1.30 16:56
수정 : 2017.01.30 20:37
우선주 시총 합해 2707억달러로 비미국계 기업으로는 최고 시총 기록
애플 6412억달러로 1위 지켜…구글, MS 등 나스닥 기술주 상위 포진
삼성전자가 최근 주가 급등으로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30일 세계 주요 기업의 시가총액 순위를 살펴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을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시총 11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시총은 지난 26일 보통주 기준으로 280조6553억원, 우선주를 합했을 땐 313조7845억원에 이른다. 우선주를 합한 시총은 26일 원-달러 환율 종가(1159.2원)로 환산했을 때 약 2707억달러로, 10위인 미국 금융지주사 웰스파고(2842억달러)를 바짝 뒤쫓는다.
대개 시총 순위를 매길 땐 우선주도 포함하는데,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와 구글 등도 종류가 다른 주식을 시총에 넣어 계산한다. 삼성전자는 보통주를 기준으로 한 시총 순위에선 15위에 해당한다.
세계 시총 1위는 애플로 지난 27일(현지시각) 기준으로 6412억달러 규모다. 구글(5744억달러)과 마이크로소프트(5083억달러)가 2~3위로 뒤를 잇고 있는데, 모두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술주들이다.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과 다국적 통신회사 에이티앤티(AT&T)를 제치고 비미국계 기업으로는 가장 높은 시총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2547억달러), 홍콩증시 1위 텐센트(2497억달러), 상하이증시 1위 페트로차이나(2036억달러) 등을 모두 앞섰다. 게다가 삼성전자 주가가 향후 약 5% 상승한 209만5000원에만 이르면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현재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30만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물론 다른 회사들의 주가와 환율 움직임에 따라 순위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만 해도 시총이 200조원에 못미쳐 세계 증시에서 3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1년 새 주가 상승률이 76.3%로 시총 상위기업 가운데 가장 가팔랐다. 또 다른 반도체 경쟁사들과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세계 1위 반도체업체인 인텔의 시총은 1800억달러로 삼성전자의 66.5%에 그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는 1621억달러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이익의 질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러한 격차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3차원(3D)낸드 등 핵심 부품사업에서 차별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시총 격차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근 주가 움직임의 상관관계는 0.87(1에 가까울수록 같은 방향으로 움직임)로 높은 편이다. 국내외 분석기관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순이익 추정치를 20% 가까이 높여 잡았고 애플은 소폭이지만 낮췄다. 애플이 점유율보다는 하드웨어 혁신 등 프리미엄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유기적으로 구성된 삼성전자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메모리 용량 확대에 필요한 유기발광다이오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삼성의 로고 색을 빗대어 ‘파란 애플’ 제품이 나올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애플이 자율주행과 스마트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커넥티드카 시장의 개화에 대비해 애플이 독립적인 운영체제와 브랜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프리미엄 생태계의 주도권을 놓고 삼성과 애플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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