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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다시 1137원으로…2월 중 가장 큰 폭 하락 |
‘트럼프발 불확실성’으로 국제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가장 큰폭으로 떨어졌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6원(1.27%) 급락한 1137.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8일(113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 심리가 불안정한 가운데 여러 대내외적 요인이 뒤얽혀 달러가치를 끌어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이날 오전 중국 1월 생산자물가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6.5%)를 웃돈 6.9%로 발표됐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 상승으로 돌아서서 다섯달째 상승세를 이어온 셈이다. 이는 시장에서 중국 정부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해석되며 달러 약세의 요인이 됐다. 또 전날 유럽연합(EU)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1.6%, 내년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하며 기존 전망보다 각 0.1%포인트씩 상향 조정한 것도 달러가 유로화 대비 약세를 보이도록 했다. 14일 일본에서도 엔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대기업 도시바가 실적 발표를 연기하며 닛케이지수가 하락하자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강해진 영향을 받았다.
민경원 엔에이치(NH)선물 연구원은 “14~15일(현지시각)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의회에서 발언하는 일정을 앞두고, 일단 달러를 판 뒤에 시장 흐름을 지켜보려는 관망 심리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선호한다는 직설적인 발언 영향 등으로 지난주에 100 밑으로 떨어졌던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 지수화)는 이번주에 100선을 회복하긴 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달러의 변동성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재정지출 확대나 감세 등과 관련한 트럼프 정책이 명확하게 모습을 드러낸 뒤 시장이 다시 한번 방향을 잡고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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