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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3 18:20 수정 : 2005.04.03 18:20

삼성에스디에스가 여성인력 정책과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여성위원회’ 위원들과 김인 사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삼성에스디에스 제공



10대그룹 임원중 1%안돼
일부 기업선 ‘채용 목표제’
가산점 없이 너끈히 채워
승진·국외연수 기회 넓혀

“실력대로만 평가하면 저절로 여성 비중이 높아집니다.”

4월 첫째주는 정부가 정한 ‘남녀고용평등주간’이다. 100대 상장기업 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15.9%. 10대 그룹의 여성임원 비중은 고작 0.73%. 이런 불균형의 현실을 고치자는 목소리가 가장 높을 때이다.

최근 몇몇 기업들이 30~40%의 ‘여성 채용 목표제’를 도입하면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입사원의 일정 비율 이상을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것인데, 일부 민간기업과 공기업은 단순히 채용 할당제를 넘어 승진과 해외연수 등에서도 여성에게 더 넓은 기회의 문을 제공하고 나섰다.

민간기업 중 앞서나가는 곳은 시스템통합업체인 삼성에스디에스(SDS)로, 여성 고용과 근무여건 개선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31일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 회사 김인 사장의 지난 2003년 취임 일성이 “여성 비중 배가”였다. 당시 14%선에 머무르던 여성 비중을 2005년까지 30%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방침에 따라 삼성에스디에스의 지난해 신입사원 중 여성 비중은 대기업으로서는 보기드물게 40%에 이르렀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올해 전체직원 중 여성비율이 20%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비록 목표치보다 10%포인트 가량 모자란 비율이지만, 이른 시일 안에 목표를 채우겠다는 이 회사의 계획이다. 여성 고용 확대를 위한 삼성에스디에스의 노력은 신입사원 선발 비중 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탁아시설 운용, 여성위원회 설치, 여대생 연수프로그램 개설 등으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조폐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공기업들도 1~2년 전부터 20~30%의 ‘여성고용목표제’를 도입했다. 30%의 여성 고용 목표를 세운 자산관리공사의 경우 지난해 40명의 신입사원 가운데 여성은 19명이다. 이 회사는 승진과 해외연수 등에서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여성 직원들에게 몫이 돌아가게 한다’는 내용을 인사규정에 삽입하기도 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때도 여성이 일정 수 포함되게 하는 등 세심한 방법들까지 마련했다.

역시 30%의 여성 고용 목표를 세운 조폐공사는 여성에게 적합한 직무 70개를 분류하고, 여성의 담당 영역을 넓히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가령 기계작업 가운데 여성들도 무난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적극 발굴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기업들은 여성 고용 목표를 채우는 데 가산점 등 별다른 방법을 쓰지 않는다는 공통점도 보여주고 있다. 입사 지원자들의 실력대로 평가하면 저절로 여성의 비중이 높아져, 별도의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자산관리공사 인사 담당자는 “여성에 대해 차별하지 않고 실력 순으로 선발하기만 해도 채용 목표를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에스디에스와 조폐공사도 여성 채용 비중을 높이기 위해 전형 과정에서 별도의 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엘지경제연구원은 최근 ‘양성평등 시대의 인재 경영’이라는 보고서에서, 캐나다 몬트리올은행은 1990년대 초부터 적극적인 여성 인력 운용 정책을 써 당시 9%에 그치던 여성 임원 비율을 10여년 만에 30%로 확대했다고 소개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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