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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3 18:59 수정 : 2005.04.03 18:59

정년퇴직 기대 25% 그쳐…젊을수록 비관
“자녀 직장은 전문직·공무원이면 좋겠다”

대한상공회의소, 500명 조사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2명 가운데 1명 꼴로 심한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고, 이 때문에 자신의 자녀가 회사원보다는 전문직이나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자신이 현 직장에서 근무 가능한 기간을 더 짧게 내다보고 있어 고용불안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일 서울지역 제조업체에 다니는 노동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서 발표한 ‘교육 및 직업과 관련한 근로자 의식’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46.2%가 ‘매우 심각한’(11.4%) 또는 ‘약간 심각한’(34.8%)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다.

불확실한 직장생활과 불안심리 탓에 현재 직장에서 정년퇴직 때까지 일할 수 있다고 보는 응답자는 24.6%에 그쳤다. 20대 노동자들의 경우 91.2%가 앞으로 자신이 현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 미만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30대(76.0%), 40대(51.1%), 50대 이상(31.9%)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과 견줘보면 크게 높은 수치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전방위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젊은 층에서 평생직장 개념의 붕괴를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대목은 응답자의 73.2%가 현재 직업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을 심각하게 느끼면서도 현재의 직업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것은, 잇따른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 여파 속에서도 직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위안을 느끼고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노동자(55.9%)가 중소기업 노동자(42.2%)에 견주어 고용불안을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연령별 불안감은 20대 38.6%, 30대 45.9%, 40대 46.3%, 50대 이상 56.0% 등 나이가 많을수록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고용불안을 반영한 듯, 자녀의 장래직업으로 기업체 임직원을 꼽은 노동자는 1.6%에 불과했다. 대신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2%가 자녀들이 법조인, 의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길 바랐으며, 다음으로는 공무원(23.8%), 교직원(10.4%), 개인사업가(7.6%) 등의 순서로 답했다.


자녀의 직업선택 기준으로는 △적성과 소질(54.8%) △발전 가능성(24.4%) △고용 안정성(12.0%)을 중요하게 꼽았고, 임금을 꼽은 노동자는 4.2%에 그쳤다. 자녀의 조기 유학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46.0%가 긍정적인 인식을 보여, 지칠줄 모르는 조기교육 열풍의 세태를 반영했다.

손세원 대한상의 경영조사팀장은 “유능한 인재들이 지나치게 전문직으로 쏠리는 것은 효율적인 인적자원의 활용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인재가 몰릴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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