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다고요? 밥먹듯 밤새요! 게임산업은 해마다 20% 이상 급성장하고 있는 ‘유망’ 산업이다. 새로운 산업이 뜨면, 새로운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른바 게임관련 ‘신종 직업’이 하나둘 선보이고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단순한 호기심만으로는 버텨내기 어렵다. 관련 종사자들은 게임에 대한 애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사이버보안관, 지엠=엔씨소프트 리니지2 지엠팀의 홍미자 대리는 ‘사이버 보안관’이다. 지엠은 ‘게임 마스터’(Game Master)의 약자로 게임에 24시간 상주하면서, 게임을 운영·관리하는 일을 한다. 게이머들의 진정을 접수하고 답변을 하는 일부터 서버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하는 등 게임 운영과 관련된 일을 두루 맡는다. 홍 대리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리니지2에 접속해 게이머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나눈다”며 “하루에 수천통 의 문의나 진정이 들어와 팀 규모도 160여명으로 꽤 큰 편”이라고 말했다. 게임이 24시간 내내 돌아가다 보니, 지엠팀의 불도 24시간 켜져 있다. 지엠팀원들은 3교대 24시간 근무에 동향체크, 야간당직까지 서면서 컴퓨터 앞을 지켜야 한다. 홍 대리는 “주 5일 근무가 부럽긴 하지만, 게이머의 진정이 잘 처리되고, 게임이 별탈없이 무사히 잘 진행될 때는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뿐 아니라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이 지엠을 통해 게임을 수시로 점검한다. 게임산업 급성장 인력수요 증가
보람 크지만 일은 고돼 체력 · 애정 · 인맥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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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게임에 대한 애정은 당연히 있어야 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야 하는 만큼 폭넓은 문화체험도 필수적”이라며 “게임 세상은 철저하게 논리에 의해 판단되고 움직이는 세계인만큼, 구체적이고 섬세한 사고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개발 단계나 주기적인 서비스 업데이트 시즌이 오면 월요일날 출근해 금요일날 집에 들어가는 경우도 잦은 터라, 건강한 체력 역시 필수적이다. ■ 유망 게임을 찾아라, 게임분석가=게임업체들이 모두 개발만 하는 것은 아니다. 큰 게임업체들은 중소업체에서 개발한 ‘가능성 있는’ 게임을 찾아 유통시키는 사업(퍼블리싱)도 벌인다. 시장성 있는 게임을 직접 해보고 분석해 평가하는 ‘게임분석가’ 역시 게임산업이 발전하면서 만들어진 신종 직업이다. 엔씨소프트 퍼블리싱전략기획실의 김승권 대리는 매달 5~10개의 새로운 게임을 접한다. 김 대리는 한 게임마다 최소한 20시간은 해봐야 ‘감’이 온다고 귀띔한다. 김 대리는 “회사 홈페이지에 제안이 들어오기도 하고, 인맥을 통해 괜찮은 게임을 발굴해낸다”며 “게임계에서 유명한 이들이 만든 게임을 처음 접해볼 수 있고, 원하는 게임을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김 대리는 “아직까지는 우리가 거부한 게임이 딴 곳에서 성공을 거둔 일은 없었지만, 회사의 사업실적과 직접 연관된 업무다 보니 책임감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좋은 게임을 여러 경로로 빨리 접하는 게 중요한만큼, 게임업계의 풍부한 인맥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의 경력이 어느 정도 있어야 게임분석가로 자리잡을 수 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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