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턴 1000명 선발

공채만큼 뜨거운 경쟁
오늘까지 기초지원서 접수

“삼성 계열사에 취업하려면 인턴사원부터 뚫어라.”

삼성이 올해 인턴사원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대학가에 때 아닌 인턴사원 시험준비 바람이 불고 있다. 인턴사원이 취업의 발판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21개 삼성 계열사들은 오는 15일까지 상경·인문·사회 계열 전공 대학생을 중심으로 인턴사원을 일제히 모집한다. 삼성전자 에스디아이 전기 코닝 에스디에스 네트웍스 코닝정밀유리 생명 화재 카드 증권 물산 제일모직 에버랜드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등 거의 모든 계열사가 포함된다.

삼성은 여름과 겨울 두차례에 걸쳐 연간 300~400명을 선발해오던 인턴사원 규모를 크게 늘려 이번에만 1천명 이상 선발할 계획이다. 또 회사별로 시기와 방식을 달리 했던 인턴사원 선발을 그룹 공채처럼 한꺼번에 치른다. 이에 따라 인턴사원 선발과정이 신입사원 공채를 방불케 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의 4학년인 임아무개(23)씨는 “지난 1~2월 삼성전자 인턴사원으로 일한 친구들 가운데 상당수가 정식 채용됐다”며 “이번에도 많은 친구들이 인턴사원 모집에 응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주로 학교 추천을 받아 선발했지만 올해는 신입사원 공채처럼 인턴사원을 뽑으려 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시자격 또한 까다롭다. 2006년 2월 또는 8월 졸업예정인 재학생(남자는 병역필 또는 면제자)으로서 학점 4.5 만점에 3.0 이상, 토익 730점(토플은 210점) 이상이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지원자는 13일 오후 5시까지 인터넷으로 기초지원서를 낸 뒤 15일 밤 12시까지 정식 지원서를 내야한다. 또 5월29일에는 삼성 직무적성검사를 치러야 한다. 직무적성검사도 만만치 않다. ‘제시된 일련의 숫자들의 순서 규칙을 발견하여 마지막 숫자 다음의 빈 칸에 올 숫자를 찾으시오. 5-7-11-13-17-19-23-( )’라는 문제의 답을 ‘1)25 2)27 3)26 4)30’ 등 예시된 4개 중에서 골라내는 식이다.

삼성 관계자는 “대학에서 배운 내용을 실습,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인턴사원 채용 규모를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졸 예정자들 입장에서는 취업을 위해 인턴시험이라는 힘겨운 고비를 한번 더 넘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삼성 인턴사원으로 선발되면 오는 6월말부터 7월말까지 5주 동안 실습을 하게 된다. 삼성은 성적이 좋은 학생을 신입사원 채용에서 우대한다는 방침이다. 자세한 내용은 삼성 사이트( www.dearsamsung.co.kr )를 참고하면 된다. 정남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