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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2.09 20:03 수정 : 2015.12.09 22:11

“공부 안하고 뭐했나…생리통 심한가…보수냐 진보냐”

‘인크루트’ 설문…스펙 무시 많아
성차별·인격모욕적 질문에 상처

취업난으로 가뜩이나 고통받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이 면접 과정에서 ‘채용 갑질’을 당해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는 올해 하반기 기업 공채에 응시한 취업준비생 652명을 대상으로 2~6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조사 대상의 38%가 면접 과정에서 ‘채용 갑질’을 당했다고 9일 밝혔다.

면접관들의 ‘갑질 질문’ 사례
취업준비생들이 공개한 ‘채용 갑질’ 사례들을 보면, 인격모욕적이거나 성차별적 질문들이 많았다. 심지어 ‘성희롱’에 해당되는 태도를 보인 면접관들도 있었다.

한 여성 지원자는 “내가 키가 큰 편인데 면접관이 ‘들어오는데 스튜어디스가 들어오는 줄 알았다’며 두 손으로 에스라인을 그려 너무 불쾌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여성 지원자는 남성 면접관이 성적증명서를 보면서 “성에 관한 수업을 들었는데 성에 관심이 많으냐”고 물어 수치심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이밖에 성희롱이나 성차별에 해당되는 질문들로는 “전에 함께 일한 여직원은 생리통이 심했는데, 생리통이 심한가”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건가” “결혼하고 애 낳을 때까지만 다닐 건가” “출장이 많은 회사인데 여성으로서 다닐 수 있겠느냐” 등이 있었다.

인격모욕적인 질문들로는 “공부 안 하고 뭐 했느냐” “토익 점수가 왜 이렇게 낮으냐” “성적이 낮은데 업무를 이해할 수 있겠느냐” “너 말고도 우리 회사 들어올 놈 많아” 등 지원자의 성적이나 스펙 등을 무시하는 것들이 많았다.

일부 면접관들은 자신의 정치적 관점을 말한 뒤 지원자의 정치적 견해가 보수인지, 진보인지를 질문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상사가 외로워서 술을 먹자고 하는데 약속이 있을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 “집도 먼데 여기 왜 왔냐” “목소리가 왜 그러냐, 노래는 잘 하겠네, 노래 해봐” 등 면접관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수준 이하의 질문들도 있었다.

인크루트 임경현 마케팅본부장은 “압박면접을 한다며 역량이나 경험 검증과 상관없는 인신공격적 질문을 하거나 지원자에게 반말을 하는 등 자질이 부족한 면접관들에 대한 취업준비생들의 불만이 취업 사이트에 많이 올라 온다”고 전했다. 그는 “면접관의 태도가 그 회사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기업들은 면접관 선정과 교육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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