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7.21 17:14
수정 : 2016.07.21 17:14
매출 1000억원 벤처기업 474개로, 전년 대비 14개사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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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한 기업인들이 21일 `2016년 벤처천억기업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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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지붕 뒤편에 상어지느러미 모양의 안테나가 달려 있잖아요.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라디오 샤크’입니다.”
자동차 안테나 생산업체 위너콤의 정순백 대표는 21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벤처천억기업 기념식’에서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2000년까지 통신장비 회사를 운영하던 정 대표는 원청업체 삼원금속이 부도나는 바람에 납품대금 회수를 위해 채권단 대표를 맡게 됐다. 그 뒤 삼원금속의 사명을 위너콤으로 바꾸고 2000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시 경영 여건이 열악했지만 직원들과 사소한 문제까지 공유하면서 회사를 살리는 데 힘을 모았다”며 “특히 원천기술 확보에 공을 들여 국내특허 19건, 해외특허 3건을 따내고 통합형 안테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위너콤의 샤크핀 안테나는 라디오와 디엠비(DMB), 지피에스(GPS), 4지(G) 등의 안테나 기능을 통합한 기술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 기술이 2007년 북미지역 최대 위성라디오방송사인 시리우스엑스엠(XM)의 승인을 받으면서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 북미 수출 차량에 납품해 연간 몇십억원의 외화를 절감하는 데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르노-닛산과 인도 자동차업체 등에도 납품해 애초 60억원에서 출발한 매출은 2011년 596억원, 2015년 1030억원 달성으로 이어졌다.
벤처기업으로는 최단기인 창업 3년반 만에 지난해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한 더블유게임즈의 원용준 전무는 “북미지역 소비자의 게임 이용 행태를 분석한 뒤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해 창업한 것이 성공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페이스북 등 에스앤에스(SNS)를 기반으로 한 캐주얼 소셜게임 ‘더블유카지노’를 개발해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사세를 키웠다. 2012년 창업 이후 200여개국에 게임 서비스를 제공해 하루 사용자 100만명, 누적 다운로드 2천만건의 기록을 세웠다. 매출이 2013년 453억원에서 2014년 713억원, 2015년 1224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날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가 낸 자료를 보면,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한 벤처기업은 자이글, 실리콘마이터스, 손오공 등 55개사로 집계됐다. 또 매출 1천억원 이상 벤처기업은 전년(460개사)보다 14개사(3.0%)가 증가한 474개사로 나타났다. ‘벤처천억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의 공통점은 ‘기술 개발(R&D) 및 해외시장 개척 강화’였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로 중소(0.8%), 중견(1.0%), 대기업(1.4%)보다 높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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