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7.27 09:49
수정 : 2016.07.27 15:07
94% “나는 감정노동자” 잡코리아·알바몬, 1128명 설문조사
콜센터 근무자 10명 가운데 9명 꼴로 자신이 감정노동자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3%가 업무 중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말부터 성희롱까지 그 양상도 다양했다.
27일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과 함께 콜센터 근무자 1128명을 대상으로 콜센터 근무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는 감정노동자인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47.7%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으며, ‘어느 정도 그렇다’는 응답도 46.2%에 달했다. ‘별로 그렇지 않다’(5.3%), ‘전혀 그렇지 않다’(0.8%)는 응답은 아주 적었다.
또 콜센터 근무자의 93.3%가 ‘근무 도중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언어폭력을 한 상대방으로는 ‘고객’을 꼽는 응답이 85.4%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직장 상사(10.1%)와 직장 동료(4.6%)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렇다면 콜센터 근무자들이 경험한 언어폭력(복수응답, 이하 응답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야!” “너!”와 같은 ‘반말’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59.3%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말 자르기, 내 말을 무시하고 자기 말만 하기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58.2%로 높았다. 우격다짐, 막무가내 우기기(55.8%), 욕설 및 폭언(51.1%)도 콜센터 근무자의 절반 이상이 경험한 언어폭력으로 꼽혔다. 이어 고성(38.6%), 비하·인격모독성 발언(38.5%), 말장난·말꼬리 잡기(32.6%), 협박(17.6%), 음담패설 및 성희롱(16.4%)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콜센터 근무자들이 경험한 기타 언어폭력으로는 술 주정, 상사 호출, 2~3시간 이상 전화 끊지 않고 버티기, 부모님 욕 등이 꼽혔다.
하지만 이런 언어폭력에도 대다수의 콜센터 근무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 응한 콜센터 근무자의 74.0%가 이런 언어폭력에 노출되면 ‘참고 넘긴다’고 답했다. ‘상사, 동료, 전담부서 등에 도움을 요청한다’는 응답은 17.5%, 보다 적극적으로 ‘맞대응’을 했다는 응답은 6.2%에 그쳤다.
특히 콜센터 근무자의 스트레스 경감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두는 근무환경은 더욱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언어폭력 노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한 상담, 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하는가’란 질문에 33.5%만 ‘있다’고 응답했다.
‘언어폭력 상황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진정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도 48.2%의 응답자가 ‘진정할 시간 없이 바로 다음 업무(콜)로 투입된다’고 답했다. 반면 36.3%는 ‘상사나 동료들이 진정할 수 있게끔 배려해준다’고 답했으며, ‘휴식을 위한 제도나 시설, 장치 등이 마련돼 있다’는 응답은 15.4%에 불과했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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