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파적 ‘앙금’ 접고 지지해일 피해돕기등 함께 나서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에 대해 한때 ‘두 얼간이들’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으로 믿지 못할 사람’이라고 비난했었다. 이런 두 사람이 지난 1992년 대선 당시의 앙금과 지난해 대선 때의 당파심은 뒤로 한 채 마치 오래된 친구들처럼 세계를 함께 돌고 있다. 부시 현 대통령의 요청으로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 지원금 모금에 공동으로 나서고 있는 이들 두 사람은 8일 〈에이피티엔〉과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돈독한 우의를 과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농담조로 “클린턴이 나를 패배시키고 나를 실업자로 만들었다”면서 “말할 필요도 없이 (1992년 대선) 당시에 일어났던 일로 나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되지 못했지만, 그 일 이후 우리는 좋은 관계를 맺었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 왼쪽 가슴에 찬 물과 손상조직 제거 수술을 앞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지진해일 피해지역 방문 기간에 어떤 고통도 표시하지 않았다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을 원기 왕성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클린턴은 1분에 1마일을 달리고, 내가 그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니다, 내가 그를 따라갈 수 없다”고 화답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들간의 협력이 그들이 방문한 나라 국민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을 것이라면서 “미국 정치인들이 거세고, 서로 밀치고 하지만, 그것 이상의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번 해외 방문기간에 만난 인사들이 두 전직 대통령들간의 화해를 자신들의 나라에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우리가 공통의 인간애를 기억한다면 우리 정치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두 전직 대통령은 이날 지진해일 피해 지원금 모금과 관련한 보고를 위해 백악관을 함께 방문했다. 두 사람은 또 백악관을 나온 뒤 그렉 노먼이 주최한 기금 마련 골프대회 참석 차 다시 플로리다로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갔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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