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4.12 18:22
수정 : 2005.04.12 18:22
“포르노에 대항한 여성 전사”
“포르노그래피는 여성을 성적·경제적으로 착취하는 악랄한 도구다.”
포르노가 성폭행과 폭력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미국 급진 페미니스트 안드레아 드워킨이 골관절염 등 지병을 앓다 지난 9일 워싱턴 자택에서 58살을 일기로 눈을 감았다고 <가디언> 등이 12일 보도했다.
안드레아는 “포르노는 여성이 상처받고 모욕당하는 걸 원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노’를 ‘예스’로 믿게 만든다”고 주장하며 지난 83년 포르노를 성차별로 규정하는 법 초안을 만들었다. <포르노그래피: 여성을 소유한 남성>(1981) 등 13권의 책을 쓰기도 한 그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문제를 끄집어 내 정면으로 공격했다. 그의 책 <희생양: 유대인, 이스라엘, 그리고 여성 해방>은 2001년 아메리칸 북 어워드를 받기도 했다.
46년 뉴저지에서 태어난 그는 자유 분방한 삶을 살았다. 버몬트 주 베닝턴대에 다니던 18살 때는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을 벌이다 체포되기도 했다.
<가디언>은 “그는 70년대 중반부터 ‘성폭력에 맞선 여성 전쟁’의 상징이 됐다”고 평가했다. 동료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테이넘은 “매 시기 인류를 진화시키는 몇 안되는 작가들이 있는데, 안드레아가 그 중 한 명”이라며 그를 추도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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